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의사들의 집단행동으로 인한 정부의 비상진료체계 유지에 국민의 세금과 건강보험료가 쓰이는 것을 비판했다. 경실련이 지난달 5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의료계 불법 집단행동 중단과 정부의 엄정 대응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경실련은 9일 '의사 떠난 병원에 건보 땜빵, 국민이 의사의 봉인가'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이같은 입장을 전했다. 특히 정부가 의사 집단행동으로 인해 생긴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해 건보재정을 투입하는 것을 문제 삼았다.
앞서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는 진료 공백 방지를 위해 비상 진료체계 유지비로 두 달 동안 총 3764억원의 건보료를 투입했다. 현장 의료인력 보상과 대체인력 투입비로 활용한 1285억원의 예비비까지 합치면 정부는 2개월 동안 5000억원이 넘는 세금과 건보료를 비상 진료체계 유지에 사용한 셈이다.
경실련은 "의사 확충을 위한 의대 증원 정책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정책으로 추진돼야 한다"며 "불법 집단행동으로 의료현장의 혼란을 초래한 것은 의사들인데 그 불편과 재정부담까지 국민에게 전가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항의했다. 그러면서 "어떠한 이유로도 의사가 환자 곁을 떠나서는 안 되며 그로 인해 발생한 피해에 대해서는 의료계가 책임지도록 해야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반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는 서울아산병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전공의 이탈 8주차에 접어들면서 수술과 진료가 줄어 결국 지난 8일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로 했다. 서울아산병원을 비롯해 전공의 비율이 높은 여러 대형병원은 비상 경영체제로 돌입하고 일반직 무급휴가 등을 시행해 왔다.
경실련은 이에 대해 "전공의 복귀 요구 등 사태 해결에는 수수방관하면서 건보재정 지원에 기대고 희망퇴직 등으로 땜질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날을 세웠다. 병원 측에서 전공의를 복귀시키기 위해 의료진을 적극적으로 설득하고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의 금전적 지원은 임기응변식 대책이라고도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자구 노력하지 않는 병원에 대해서는 건보재정을 끊고 의료계가 그 책임을 부담하도록 하라고 요구했다. 여태까지 정부가 의사들에 대한 법과 원칙에 따른 처벌 없이 달래기용 재정지원을 해왔다며 "지금은 졸속으로 봉합할 때가 아니라 원칙을 바로 세울 때"라면서 "재정 지원 정책이 의료체계를 왜곡했고 정부가 의사를 이길 수 없고 처벌할 수 없다고 확신하는 이유"가 됐다고도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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