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숯불가든의 돼지고기. /사진=다이어리알
한 식당의 불찰로 끝나지 않고 비슷한 경험담이 속출하자 지역 이미지 하락을 염려해 도지사까지 나서서 해명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논란과는 별개로 외식 문화가 발달하고 다양화되면서 외식 업계는 양적인 성장은 물론 질적 성장을 거듭하고 있으며 서울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미식 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다.
한국 외식을 대표하는 돼지고깃집도 두말할 것 없다. 국내에 6만개 이상의 돼지고깃집이 있으니 경쟁도 치열하고 소비자의 눈높이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레드 오션이나 다름없는 돼지고기 업계에서 돋보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꾸준한 품질관리와 남다른 기획력으로 가게 이름 자체가 브랜드가 된, 질적 성장의 동력 역할을 하는 공간들은 한식 구이 문화를 보다 밀도 있게 숙성시키고 있다.
◆산청숯불가든 마곡점
산청숯불가든 내부. /사진=다이어리알
산청숯불가든은 '세광양대창' '교대이층집' 등 걸출한 육류 외식 브랜드를 만들어온 김슬기 세광그린푸드 대표와 잠실 송리단길의 핫플 '고도식'을 만들고 삼각지의 대장 식당 '몽탄'의 컨설팅을 맡았던 정동우 미트포포 대표가 합심해 만들어낸 공간이다. 음식의 퀄리티는 물론 콘셉트, 인테리어, 사소한 경험적 디테일 하나하나 빈틈이 없다.
산청숯불가든의 전체 콘셉트를 일관성 있게 아우르는 키워드는 바로 '산청'이다. 지리산 자락의 경남 산청 특유의 청정 자연에서 느꼈던 힐링의 감성, 그 속에서 피어난 다채로운 식재료, 특산물인 우수한 흑돼지 원육, 쌀과 생수 하나에도 산청을 담아내며 현지의 감성을 오롯이 느낄 수 있도록 오감을 자극하는 모든 요소에 디테일을 더했다.
마곡점은 매장에 들어서는 순간 즉석으로 고기를 다듬는 정육 식당의 풍모가 물씬 풍겨온다. 천장에는 짝으로 들여온 고깃덩어리가 통째로 걸려있고 산청이라고 큼직하게 원산지가 쓰인 쌀 포대가 무심하게 쌓여있다. 벽면에 걸린 명패는 이미 수십 년 노포의 그것이라 해도 믿을 만큼 빈티지한 감성이 묻어난다. 산청을 서울 도심 한복판으로 옮겨 놓기 위한 집요함의 흔적이다.
고초장 양념구이. /사진=다이어리알
재래식 소금구이 한판에는 오겹살, 목살, 어깨살 3가지 부위가 나오는데 고기와 함께 제공되는 싱싱한 쪽파를 숯불 위에 함께 구워 즐기도록 했다. 산청 뽕소금, 멜젓의 비린 맛을 줄여 보다 대중적으로 풀어낸 우렁 조림, 저염 명란 쌈장과 생 와사비, 갓김치 등 한 점 한 점 다양한 산청 곁들이와의 조합을 즐기는 재미가 있다.
'고초장 양념구이'는 얇게 썬 고기에 고문헌에 기록된 고추장 제조법에 따라 꿀을 넣어 만든 매콤달콤한 특제 소스를 끼얹어 제공된다. 여느 양념구이처럼 미리 재워 놓지 않고 고객의 눈앞에서 양념을 발라 여러 번 뒤집어가며 바싹 구워내 자극적이지 않고 은은한 양념 맛과 불맛, 고기 자체 육질의 삼박자가 황금 밸런스를 이룬다.
식사 메뉴인 '검은콩 한우 된장'도 명물이다. 구수한 찌개는 큼직한 두부와 통고추, 알알이 씹히는 검은콩에 풍성한 한우까지 다채로운 재료가 들어가 있으며 짜지 않아 고기와 함께 끓여가며 떠먹다 보면 어느새 바닥을 보이기 일쑤다.
◆금돼지식당
금돼지식당 메뉴. /사진=다이어리알
◆신사약방
신사약방 메뉴. /사진=다이어리알
◆남영돈
남영돈 메뉴. /사진=다이어리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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