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4년 지어진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전경/사진=머니S DB.
노후화 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의 이전 문제가 지역의 핫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공장 이전 작업이 장기간 헛바퀴만 돌면서 광주시와 지역 주민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금호타이어 대주주인 중국 자본의 먹튀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2일 금호타이어와 지역 경제계에 따르면 광주 광산구 소촌동에 자리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을 외곽으로 이전하는 사업은 2019년 1월 시작됐지만 5년째 지지부진한 상황이 이어졌다.

그나마 금호타이어가 지난 10월30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전남 함평군 빛그린국가산업단지 2단계 사업구역 내 토지 50만㎡를 1160억8417만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이전사업은 다시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이전부지 토지 취득 예정일은 5년 뒤인 2029년 10월30일로 금호타이어는 남은 5년 동안 광주공장 매각과 생산시설 이전을 위한 모든 사전작업을 마무리해야 한다.

가장 큰 난제는 현 공장용지의 용도변경. 그 방식을 놓고서 광주시와 금호타이어의 생각이 서로 다른 상황. 그 이면에는 해외자본의 이른바 '먹튀' 우려가 발목을 잡고 있다.

금호타이어 대주주인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가 과거 외환위기때 외환은행을 헐값으로 사들인 뒤 되팔아 막대한 차익만 챙기고 국내서 철수한 사모펀드 론스타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금호타이어의 요구대로 광주시가 광주공장 부지의 용도를 먼저 상업용지로 바꿔줄 경우 공장이전은 뒷전으로 내몰리고 1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용지 매각대금만 챙겨 떠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금호타이어 주주 구성은 중국 기업 더블스타가 세운 특수목적법인(SPC) 싱웨이코리라가 45%의 지분을 갖고 있고 한국산업은행 7.43%, 우리은행 3.95%, 기타 43.62%등이다. 금호타이어가 예전의 금호아시아나그룹을 떠나 완전한 중국기업이 된 셈이다.

이 때문에 광주시와 지역민의 먹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중국 경영진, 특히 차이융썬 더블스타 회장이 광주시 등과 만나 직접 담판을 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동안 금호타이어 최대주주인 중국 더블스타 경영진은 노사 임단협 기간동안 조용히 본사를 방문해 다녀가는 등 철저한 비밀 행보를 이어갔다. 특히 통상 그룹 회장이 계열사를 방문할 때는 직원들을 격려하고 애로사항도 청취하지만 더블스타의 중국인 회장은 알짜 자회사에 임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스킨십은 없었다.

강기정 광주시장도 금호타이어가 확실한 액션을 보여줄 경우 광주공장 부지의 선 용도변경이 가능하다는 발언을 한 바 있다. 더블스타 경영진의 강력한 투자 의지 표명을 기대하는 것도 포함된 것이다.

자칫 먹튀 논란에 휩싸일 경우 강기정 시장으로서는 상당한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지역 경제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더블스타 회장이 지역 경제 발전을 위해 광주공장의 이전을 짐심으로 바란다면 광주시를 직접 방문해 투자 의지를 밝히는 것은 물론 공장 이전 후 발전 방향에 대해서도 광주시나 지역민들과 소통에 나서야만 진정성을 인정받을 것"이라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