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충남대산 공장 전경. /사진=LG화학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중국의 저가 공습에 고전 중인 가운데 정부가 인위적인 개입은 없다고 밝혀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정부는 연내 사업재편 인센티브를 마련해 업황 침체에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조만간 기업 간 자율 구조조정에 대한 인센티브 지급 내용을 담은 '석유화학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한다. 저리(低利) 정책금융 지원, 인수합병 과정에서의 세제 혜택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정부는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기업활력법) 등을 통해 산업 내 자율적인 구조조정을 끌어내겠다는 구상이다. 기존 기업활력법상 지원 대상은 과잉 공급·산업 위기·신산업 진출·탄소중립·공급망 안정 등이었다.


업계는 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적극적인 정부 개입이 필요하다고 본다. 석유화학 업계는 지난해 역대 최대 공급과잉을 기록했다. 중국의 공격적 증설과 함께 중동에서도 추가 증설이 이뤄져 공급 과잉 문제가 불거졌다.

침체한 업황에 대응하기 위해 나프타분해설비(NCC) 생산 규모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은 NCC를 기반으로 이른바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 생산에 주력해 왔다. 나프타를 수입한 후 열분해를 거쳐 만들어지는 에틸렌은 플라스틱, 비닐, 고무 같은 석유화학 제품을 만들 때 기초 소재로 쓰인다. LG화학은 NCC 공장 매각을 추진중이지만 적합한 인수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주요 석유화학 기업은 올해 3분기 줄줄이 적자를 냈다. LG화학 석유화학부문은 38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한화솔루션 케미칼부문은 310억원, 롯데케미칼은 413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한 금호석유화학의 영업이익은 6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7% 감소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최근 한 포럼에서 "20년 전처럼 정부 주도로 (산업의) 판을 바꾸면 부작용이 클 수 있다"며 "기업들이 협의해 좋은 방안을 내놓으면 정부가 최대한 지원하는 방식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