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제약사도 기술수출… 종근당·온코닉의 진격
[S리포트-기술수출 10조 시대] ②마일스톤 수령으로 기술수출 성과 가시화
곽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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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글로벌 제약사와 잇달아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2021년 이후 4년 만에 다시 기술수출 10조 시대를 열 전망이다. 단순 계약을 넘어 마일스톤 수령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면서 기술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양적·질적 성장을 동시에 아우르는 K바이오의 기술수출을 들여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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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제약사들이 기술수출 무대에서 실질적 성과를 내며 '신흥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종근당과 제일약품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는 기존 기술수출 강자들보다 계약 체결 시점은 빠르지 않지만 마일스톤 수령을 통해 수익 실현에 성공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종근당은 HDAC6(히스톤디아세틸화효소6) 억제제 신약 후보물질 CKD-510의 첫 마일스톤 500만달러(약 68억원)를 수령할 예정이다. 스위스 노바티스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CKD-510의 임상 2상 임상시험계획서(IND)를 제출한 데 따른 결과다. CKD-510은 종근당이 글로벌 제약사에 신약 후보물질을 처음으로 기술수출한 사례다.
종근당은 2023년 11월 노바티스와 CKD-510에 대한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총 계약 규모는 계약금 8000만달러(약 1098억원)를 포함해 최대 13억500만달러(약 1조7000억원)에 달한다. 계약금 기준 국내 상위권에 해당하는 대형 딜로 주목받았지만 18개월간 임상 진전이 없어 신약 가치 및 상업적 실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 왔다. 이번 마일스톤 수령으로 해당 우려가 일정 부분 해소됐다.
CKD-510은 원래 희귀질환 샤르코마리투스병(CMT) 치료제로 2014년부터 개발했지만 현재는 심방세동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유럽심장학회 2022에서 발표한 전임상 데이터에서 심방세동 주요 적응증 가능성을 공개하며 심방세동 치료제 개발 가능성 확인해서다. CKD-510은 HDAC6 억제라는 신규 기전으로 기존 이온채널 심방세동 치료제의 효능을 뛰어넘는 근원적 접근이 가능해 블록버스터 신약으로의 성장 가능성도 점쳐진다.
자큐보 임상 속도 내는 온코닉… 추가 기술수출도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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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코닉테라퓨틱스는 제일약품으로부터 도입한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자큐보(성분명 자스타프라잔시트르산염)를 중심으로 기술수출 성과를 가시화하고 있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2023년 3월 중국 리브존파마와 계약금 1500만달러(약 206억원)를 포함해 최대 1억2750만달러(약 1752억원) 규모의 자큐보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리브존은 중국, 대만, 홍콩 등 중화권에서 자큐보의 개발과 허가, 생산 및 상업화 독점 권리를 확보했다. 온코닉은 지난 2월 리브존으로부터 300만달러(약 44억원)의 마일스톤을 수령한 데 이어 지난 3월 자스타프라잔 생산을 위한 양산기술(CMC) 이전 작업을 완료함에 따라 150만달러(약 22억원) 규모의 마일스톤을 청구했다. 이에 따라 총 450만달러(약 61억원) 마일스톤을 확보할 예정이다.
자큐보는 위산분비억제제인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P-CAB) 계열 치료제로, 약효 발현이 빠르고 식전·식후 관계없이 복용 가능해 기존 프로톤 펌프 저해제(PPI) 계열 치료제보다 우수한 효능을 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글로벌 리서치 기관 BCC 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P-CAB 시장(17개국 기준)이 2015년 610억원에서 2030년 1조8760억원으로 연평균 25.7%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P-CAB 시장의 빠른 성장세로 인해 시장성이 높게 평가돼 임상도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리브존의 빠른 임상 진행에 따라 자큐보의 임상 3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리브존과의 단계별 마일스톤 수령 조건은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자큐보의 시장 성장 가능성을 바탕으로 현재 여러 글로벌 제약사와 추가 기술수출 협의를 진행 중이며 빠른 시일 내 추가 계약 체결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온코닉테라퓨틱스 관계자는 "자큐보의 중국 임상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임상 3상은 국가기관 주도로 이뤄지고 있어 종료 시점을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다"며 "최근 P-CAB 시장이 확대되면서 임상 진행도 가속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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