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간사업자 고려아연에 대한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적대적 M&A 시도가 4개월 가까이 이어지고 시장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정치권에서도 사모펀드에 대한 비난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사모펀드들은 단기 이익 실현을 위해 인수 기업에 대한 구조조정과 자산매각 등을 실행하기 때문에 기업 경쟁력은 훼손되고 노사갈등이 심화하는 경우가 많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학영 국회 부의장과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 등 국회의원 14명이 사모펀드의 문제점을 짚어보기 위한 긴급 토론회를 공동 주최한다.
토론회는 '사모펀드의 적대적 M&A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오는 8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212호)에서 열린다. 국가기간산업에 대한 보호 정책, 사모펀드로 인한 노동시장의 불안정성, 연기금의 역할 등의 주제가 다뤄질 예정이다.
MBK의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로 국가핵심기술과 국가첨단전략기술 등의 해외 유출, 지역경제 위축 등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면서 국가기간산업 등을 보호하기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정치권에서 형성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MBK가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를 시작하면서 정치권에서는 사모펀드의 기업 인수에 대한 다양한 문제 제기와 비판이 이어졌다. 국회 국정감사를 통해 MBK가 투자한 기업들의 노동자 해고, 과도한 배당, 알짜 자산 매각 등의 행태가 알려지기도 했다.
이학영 국회 부의장은 지난달 고려아연 노동조합 관계자들을 만나 적대적 M&A 사태가 하루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가 나서야 한다는 의견을 청취하고 '투기자본 MBK의 고려아연 적대적 M&A 중지 촉구 건의서'를 전달받은 바 있다.
토론회에선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대학 교수가 발제자로 나선다. 이 교수는 ▲사모펀드의 적대적M&A 현황과 문제점 ▲사모펀드로 인한 노동시장의 불안정성 ▲기간산업 적대적M&A 시도와 금융자본의 문제점 등에 대해 발표한다.
토론자로 나서는 조혜진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법률원 변호사(법무법인 여는)는 MBK 인수 후 실시된 구조조정으로 해고된 홈플러스와 C&M(현 딜라이브) 노동자들을 실제 대변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사모펀드에 의한 노동시장 불안정성을 얘기한다.
최성호 경기대 행정사회복지대학원 교수, 최준선 성균관대 로스쿨 명예교수도 ▲사모펀드와 국가기간산업 보호 ▲국가기간산업에 대한 연기금의 역할을 주제로 토론에 참여한다. 국민연금의 수탁자 책임 강화, 외국인투자제도 개정, 정리해고 제한 등의 해법 등을 제시할 전망이다.
지난해 촉발된 고려아연 적대적 M&A 사태를 거론하면서 실질적으로 외국인이 지배하는 기업이나 사모펀드가 국가기간산업을 인수하는 경우 관계당국이 적극적으로 관련 법령을 해석하고 입법 대응에 나서야 할 필요성도 제기될 예정이다. 국가 기밀 유출, 기술 이전 문제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엄격한 법령 해석, 자산의 해외 이전 제한 등 다양한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지난해 7월 더불어민주당 박희승 의원은 국민연금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국민연금이 투기자본에 출자하지 못하도록 투자에 대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요소를 고려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저작권자 © ‘재테크 경제주간지’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