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오전 9시 대전 유성구 대덕연구단지 내 위치한 DL이앤씨 '안전한숲캠퍼스'. 이곳에선 건설 협력업체 직원 등을 대상으로 현장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각종 교육과 체험 활동을 운영한다. 지상 2층 1개 동 연면적 1684㎡(약 510평)에 약 21개 체험시설이 있다.
최종성 DL이앤씨 대표강사는 "2019년 개관 이래 올해까지 약 1만명 가까이 교육을 수료했다"며 "가장 호응이 좋았고 재밌는 교육을 위주로 이번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는 "국내 건설현장에선 한 해 평균 400여명이 사망하는 등 항상 인명 사고의 위험이 도사린다"며 "짧은 시간 교육만으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장 관계자는 "화재가 발생 시 창문이 새까매져 모든 자연광이 차단되는 상태"라며 "실제 건설현장에는 자재가 많아 대피가 더 어렵다"고 설명했다. 실제 기자를 포함한 교육생 대부분은 30초 가량의 짧은 거리를 5분 넘게 헤매다가 겨우 탈출했다.
진땀을 뺀 첫 체험 후 1층에 있는 안전벨트 체험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1층의 다른 공간에선 DL이앤씨 협력사인 관악산업 직원 40여명이 체험에 앞서 이론 교육을 이수하고 있었다.
그네형과 상체형 안전벨트를 몸에 착용하고 공중에서 버티는 체험이었다. '윙'하는 소리와 함께 몸이 떠오르면 공중에서 대롱대롱 매달린 채 꽤 오랜 시간을 버텨야 했다.
사진은 그네형보다 몸에 부담이 훨씬 큰 상체형 벨트를 몸에 연결해서 공중에 매달린 모습. /사진=유찬우 기자
최 대표강사는 "그네형을 매달고는 30분간 허공에서 버틸 수 있지만 상체형은 1분30초에 불과하다"며 "이곳에서 상체형을 직접 경험해본 업체들 대부분은 현장 안전벨트를 그네형으로 교체했다"고 전했다.
숨 돌릴 틈도 없이 바로 옆의 완강기 체험으로 이동했다. 마치 번지점프가 연상되는 아찔한 높이였다. 체험에 앞서 완강기의 올바른 사용법에 대해 배우고 꼭대기로 향했다. 아래를 내려다보자 두려움이 밀려왔다. 완강기가 몸을 감싸고 있고 침대에 누운 자세로 떨어졌지만 손발로 벽을 짚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완강기를 올바르게 착용했다면 안정적인 속도로 하강할 수 있다. 다만 실제 상황에선 건물 외벽에 얼굴 등 몸을 긁힐 수 있다. 손발로 벽을 짚으며 천천히 하강해야 한다. 무사히 착지했다면 도르래의 원리로 완강기 벨트를 다음 사람에게 올려 보내야 한다.
굴착기 운전석에선 장비 뒷부분과 크레인에 가려진 오른쪽 전방이 아예 보이지 않는다. 최근에는 굴착기 등 장비에 후방카메라를 설치하기도 하지만 실상은 그 수가 부족하다. 뒤에서 아무리 소리를 지르고 손을 흔들어도 시끄러운 장비 소리와 사각지대로 인해 인지 자체가 불가했다. 굴착기 뒤에서 협착 체험을 한 방문객은 "교육이어서 안전하다는 걸 알면서도 장비가 몸에 닿자 너무 무서웠다"고 말했다.
교육 도중 만난 관악산업 관계자는 "현장에서 실제 적용할 수 있는 체험이 많아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면서 "2022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안전관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라며 "이런 교육 기회가 더 많아져야 건강하고 안전한 공사 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전한숲캠퍼스 전경. /사진=유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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