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에도 대출 반영 속도가 지연되는 등 고가 월세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주택 임대차시장에서 월세 상승 현상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강화 여파로 월세 상승 효과가 수반되며 월세가격지수도 12개월 연속 오름세를 찍었다.
전세보증금 미반환 사태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의 전세보증금반환보증 가입 문턱이 높아진 점 역시 월세 가속화를 부추기고 있다.

2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월세가격지수는 107.97을 기록해 1년 연속 상승했다. 같은 해 1월(105.65)과 비교해 2.44% 올랐다.


같은 기간 다세대·연립주택(빌라)의 월세가격지수도 104.93을 기록하며 1년 11개월째 상승했고 최고치를 경신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누계 2.38% 상승한 수치다. 오피스텔 월세가격지수 역시 101.7로 오름세가 계속돼 2023년 12월과 비교해선 1년 새 1.7% 올랐다.

이 같은 월세 상승은 주택 유형을 가리지 않고 나타났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12월 서울 아파트 월 임대료의 500만원 이상 거래는 1385건으로 집계됐다.

아파트 월세 계약은 준전세(보증부 월세)를 포함해 지난해 9만6533건으로 전세사기 사태가 수면위로 드러나기 전인 2020년(6만1989건)보다 3만건 이상 늘었다.


비아파트인 서울 빌라 월세 비중도 절반을 넘겼다. 전세사기 여파에 대출 규제가 겹치며 비아파트 월세화가 빨라진 형국이다.

같은 기간 서울에서 빌라 전월세 계약 13만4683건 가운데 월세 거래는 54.0%(7만2728건)로 파악됐다. 5년 전 전세사기 사태가 벌어지기 전의 월세 비중이 29.5%인 것과 비교하면 2배가량 늘었다. 오피스텔의 경우 지난해 전체 거래 7만9605건 중 69.0%(5만4945건)가 월세 거래로 집계됐다.

월세 거래의 증가 배경에는 전세 피해로 인한 기피 현상과 당국 규제에 따른 대출 축소 등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HUG가 비아파트에 적용하는 보증 1순위 주택가격을 '공시가격의 140%'로 조정하고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전세가율)을 100%에서 90%로 내리면서 보증 가입이 까다로워진 것도 월세 계약을 늘리는 요소로 작용했다는 시각이다.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가 지속됨에 따라 고가 월세 현상이 이어지고 매매·전세로의 수요 전환도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고하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전세보증금 미반환 사건의 피해 지원과 제도 개선이 이뤄지고 있지만 전세 기피 현상이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한국은행이 최근 두 차례 기준금리를 내렸음에도 주택담보대출·신용대출 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매매·전세 수요가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