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고농축우라늄(HEU) 생산시설을 방문했다. 사진은 김 위원장이 지난 27일 제8기 제30차 비서국 확대회의를 주재한 모습. /사진= 뉴시스(조선중앙통신TV 캡처)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화 신호를 보내고 있는 상황에서 북측이 기존 핵 무력 유지 방침을 재확인하며 협상에 나설 뜻이 없음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당분간 북·미 대화에 응하지 않고 향후 협상을 대비해 핵 능력 과시를 통한 '몸값 높이기' 전략을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30일 뉴시스에 따르면 북한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이날 핵물질 생산기지와 핵무기 연구소를 현지 지도하며 핵물질 생산 실태와 전망 계획, 올해 핵무기 연구소 목표 등을 점검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김 위원장이 방문한 핵시설의 위치나 방문 시점은 공개되지 않았다. 정부는 이번 방문 시설이 지난해 9월 김 위원장이 찾았던 평양 인근 강선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핵물질 생산 부문에 대해 "지금의 기세를 더욱 고조시켜 무기급 핵물질 생산계획을 초과 수행하고 나라의 핵 방패를 강화하는 데서 획기적인 성과를 이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적으로 가장 불안정하며 가장 간악한 적대국들과의 장기적인 대결이 불가피한 안전 환경은 핵 방패의 부단한 강화를 필수불가결로 제기한다"며 "우리 국가의 핵 대응 태세를 한계를 모르게 진화시키는 것은 우리가 견지해야 할 확고한 정치 군사적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정상외교 재개 신호에 응하지 않고 핵 방패 강화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은 협상 사전 단계부터 주도권을 잡기 위함이란 해석으로 이어지고 있다. 다만 김 위원장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구체적으로 거명하지 않고 비판 수위 조절에 나선 것은 협상을 염두에 둔 태도로 보인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이후 김 위원장을 '똑똑한 남자',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부르며 북·미 대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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