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임병 짐까지 지고 등반 중 추락사 김일병… "119 신고는 27분 후에야"

고 김도현 일병이 아미산 훈련 중 추락해 사망한 가운데 유족들이 군 대처가 미흡했다며 분노했다. 사진은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김도현 상병 영결식에 참석한 뒤 자신의 SNS에 올린 영결식의 모습. /사진=이준석 의원 SNS 캡처

강원 홍천 산악지대에서 훈련 중이던 육군 일병이 산길에서 굴러떨어져 숨지는 사건이 두 달 전 발생했다. 유족은 군 대처가 미흡했다며 분노하고 있다.
지난 30일 MBC 보도에 따르면 고 김도현(21) 일병은 지난해 11월25일 오전 10시쯤부터 이모 하사, 상병 2명과 함께 훈련장소인 아미산을 올랐다. 등반 중 상병 1명이 다리를 다치면서 김 일병이 선임 상병의 짊어져야 했다.

본인 짐인 25㎏과 선인병 짐 12㎏의 장비를 번갈아 올려놓는 식으로 산길을 계속 오르던 중 김 일병은 어느 순간 사라졌다. 이후 등산로를 벗어난 곳에서 몸을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다친 채 발견됐다.


하지만 김 일병을 발견한 이 하사는 27분 뒤에야 119에 신고했다. 심지어 구조하러 온 군 헬기와 산림청 헬기 사이에 혼선이 빚어져 구조는 더 늦어졌다. 군 헬기가 출동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산림청 헬기는 복귀 조처됐으나 정작 군 헬기가 환자를 끌어 올리는 호이스트 작업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결국 군 헬기는 그대로 돌아갔고, 사고 신고 약 2시간 반 만에 소방 헬기가 김 일병을 구조했다. 부검 결과 김 일병은 산길에서 굴러 목뼈가 부러지고 신장이 파열됐다.

유족은 신고와 구조가 늦어져 골든타임을 놓쳤다고 지적했다. 김 일병 아버지는 "(이 하사가) 군 안에 있는 소대장인 상사한테 전화한다. 119 소방대원한테 신고도 안 하고 27분 동안 그런 식으로 해서 모든 시간을 다 낭비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강원경찰청은 김 일병 사고를 신고한 하사와 사고를 보고받은 상사 등 3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수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