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벤처 신화의 상징으로 꼽히는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와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복귀를 앞둔 가운데 네이버와 카카오가 다시 한번 미래 먹거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 투자책임자가 2017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종합감사에 출석해 생각에 잠겨 있는 모습. /사진=머니투데이
이해진 창업자는 현재 글로벌투자책임자(GIO)로서 네이버의 글로벌 투자와 신사업을 총괄하고 있으며 김범수 창업자는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을 맡아 조직 개편과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고 있다.
경영 일선에서 한발 물러났던 두 창업자는 복귀를 앞두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다시 한번 미래 먹거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두 창업자가 한국 정보기술(IT) 산업의 혁신을 주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986년 이해진 GIO와 김범수 위원장은 각각 서울대 컴퓨터공학과와 산업공학과에 입학했다. 대학 시절을 함께 보낸 두 사람은 1990년 같은 해 졸업한 후 첫 직장으로 삼성SDS를 선택했다.
사업 수완이 뛰어났던 김 위원장은 이 시기 한양대 인근에서 PC방 사업을 운영하며 큰 성공을 거뒀다. 이를 통해 마련한 자금은 삼성SDS 퇴사 후 설립한 '한게임 커뮤니케이션'의 창업 자금으로 활용됐다. 김 위원장은 한게임에서 고스톱, 테트리스 등 캐주얼 온라인 게임을 대대적으로 유통하며 단 1년 반 만에 1000만명의 회원을 확보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한게임은 이 GIO가 네이버 포털을 성공적으로 성장시키는 발판이 되기도 했다. 김 위원장과 마찬가지로 삼성SDS를 퇴사한 이 GIO가 설립한 '네이버컴'은 초기 검색 엔진 사업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한게임과 네이버컴을 합병(NHN)하는 결정을 내렸다. 한게임의 안정적인 매출과 방대한 가입자 풀을 기반으로 검색 사업을 강화한 결과 네이버는 2004년 포털 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르게 됐다.
네이버를 국내 최대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시킨 두 공동대표는 2007년 결별했다. 경영 방향에 대한 의견 차이가 커지면서 김 위원장은 자진 사임을 결정하고 회사를 떠났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아이폰을 보며 '스마트폰 시대'의 도래를 예견했고 모바일 커뮤니케이션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발견했다. 귀국 후 선보인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은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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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바랜 네카오의 '1세대 벤처신화'━
두 창업자가 경영에서 손을 뗀 이후, 그들이 만들어낸 벤처 신화도 점차 빛이 바래고 있다. 사진은 SM 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시세조종을 지시·공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지난해 11월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두 창업자가 경영에서 손을 뗀 이후 그들이 만들어낸 벤처 신화도 빛을 잃었다. 한때 네이버와 카카오는 임직원 평균 연봉이 1억원을 넘을 정도로 업계 최고의 선망받는 기업이었지만 각종 논란과 경영 불안정으로 인해 시장의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
혁신적인 기업 문화를 자랑했던 네이버는 점차 경직된 조직문화로 바뀌었고 직원들이 상급자의 괴롭힘을 방치당했다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기술 혁신을 주도했던 네이버는 사업 '독점' 논란 속에서 기존 대기업과 다를 바 없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카카오는 무분별한 사업 확장으로 골목상권을 침해했다는 비난에 직면했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카카오페이가 4000만명이 넘는 고객 정보를 중국 알리페이에 제공했다면서 현장 검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전에서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시세 조종에 가담했다는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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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카오의 2라운드 승부, AI 시장에서 이뤄질 것━
여러 위기 상황에 이 GIO와 김 위원장의 경영 복귀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 해외 플랫폼 기업들의 공세로 네이버와 카카오의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두 창업자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 관심이 집중된다.네이버는 이 GIO의 사내이사 복귀 안건을 오는 3월 주주총회에 상정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조만간 이사회를 개최해 관련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될 경우 그는 이사회 의장을 맡아 네이버의 신사업을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
시세 조종 의혹으로 구속됐다가 지난해 10월 보석으로 풀려난 김 위원장도 단계적으로 경영에 복귀할 것으로 예측된다. 김 위원장의 부재로 위기를 겪었던 카카오는 계열사 정리부터 신사업 추진까지 산적한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두 창업자의 복귀는 AI 시장에서 '2라운드' 승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GIO가 경영에 복귀하면 네이버의 AI와 신사업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네이버는 '소버린 AI' 전략을 중심으로 독립적인 AI 기술과 인프라 구축에 집중하고 있으며 자체 개발한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의 고도화 작업을 가속화하고 있다.
카카오는 AI 시장 공략을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다. 최근 카카오는 한국 기업 최초로 오픈AI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으며 지난 4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방한해 카카오와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는 카카오가 AI 사업 확대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AI 기술을 중심으로 미래 사업을 재편하며 위기 극복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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