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과 KB증권이 신용대출 이자율을 인하했다. /사진=삼성증권, KB증권
삼성증권과 KB증권이 신용대출 이자율 인하에 나서자 다른 증권사도 이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자율 인하로 투자 수요가 늘어 증시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과 함께 '빚투(빚내서 투자)' 증가로 이어져 시장 건전성이 저해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증권과 KB증권은 신용 및 증권 담보 융자 이자율을 0.2%포인트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증권은 대출 기간이 15일 이하일 경우 기존 8.1%에서 7.9%로, 90일 초과일 경우 9.8%에서 9.6% 등으로 조정했다. KB증권은 대출 기간이 30일을 넘서는 경우 9.5%에서 9.3%로 낮췄다.

이 같은 결정은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 금리를 인하한 데 따른 조치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25일 통화정책 방향 결정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3.0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기준금리가 2%대로 내려온 것은 2022년 10월 2.50% 이후 2년4개월 만이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0월과 11월에 두 차례 연속 0.2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내렸음에도 증권사들의 신용융자 이자율은 변동이 없어 '이자 장사' 지적이 나온 바 있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이자율은 대부분 지난해 2분기 말~3분기 초 발표한 5~9%대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증권과 KB증권이 선두적으로 이자율 인하에 나서며 타 증권사들도 이자율 인하에 동참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5대 증권사 신용대출 이자율. /그래픽=김은옥 기자
시장은 반기는 분위기다. 저렴한 이자율로 신용대출을 할 수 있어 개인 투자자들의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최근 박스권에 갇힌 국내 시장에 대한 투심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 연구위원은 "이자율이 낮아진다는 것만으로도 투자자들에게는 부담이 줄어든다"며 "시장에서는 이를 반기는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신용대출 수요 증가로 빚투가 늘어나 주식시장 건전성이 저해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 국내 시장에서 빚투는 점점 늘어나는 양상이다. 금융투자협회의 통계자료를 보면 지난 달 27일 기준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신용거래 융자 잔고는 18조192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말 대비(15조8170억원)로는 15.02% 늘었다.


황 연구위원은 "신용대출을 활용한 레버리지 투자는 수익률이 두 배가 날 수도 있지만 손실도 두 배가 날 위험성이 있다"며 "시장에 대한 투자 판단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민기 자본시장 연구위원은 "신용융자 투자는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용도로 활용될 수 있는 옵션이지만 반대로 투자자 손실을 키울 수 있는 양날의 검"이라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 수단으로 투자자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