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사진=염윤경 기자
"1400원 전후의 환율이 2026년까지 지속될 가능성은 50% 이상입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동행미디어 시대와의 인터뷰에서 내년도 연평균과 연말 원/달러 환율이 모두 1400원 이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내년 4월 국내 채권시장 WGBI 편입에 따른 자금 유입이 환율 안정화의 핵심 변수"라고 강조했다.

이 가운데 코스피는 최고 5089까지 상승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반면 금리는 "한국은행 금리인하 사이클은 끝났다"며 2026년 인하 가능성을 일축했다.
환율 1400원 고착화…"엔화·BOJ 스탠스가 핵심 변수"
이 센터장은 내년도 연평균 원/달러 환율은 물론 내년 연말 역시 1400원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환율 전망의 핵심은 WGBI(세계국채지수) 편입"이라며 "내년 4월 이후 국내 채권시장 WGBI 편입에 따른 자금 유입과 그리고 이에 앞선 채권 액티브 머니 유입을 전제로 환율 1400원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고환율 원인으로 "대외적으로는 엔화와의 동조화, 대내적으로는 외국인 국내 주식 순매도와 민간부문의 해외증권투자 확대"를 꼽았다.


미 연준과 함께 엔화의 향방과 BOJ 스탠스 역시 중요한 핵심 변수라고 강조하며 환율 하락을 위한 정부 대응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추세를 반전시키기 위해 개입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며 "해외투자 자금소요를 달러부채 발행을 통해 조달하거나, 국민연금-한국은행 통화스왑을 연장·확대하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다"고 했다. "추세를 바꾸지는 못하지만 시장 교란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조합들"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기업들이 해외에서 배당받은 금액을 국내로 들여오지 않는다는 것은 결국 기업들 스스로 외화조달의 주체가 될 가능성에 대비하는 포석일 수도 있다"며 "궁극적으로는 기업과 개인의 국내 증권시장 정착을 위한 세제혜택, 주주친화적 제도 정착 등이 중요하다"고 개인과 기업에 대한 친화 정책이 현재의 환율 위기를 타개할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강조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으 내년도 코스피가 4600에서 5089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스닥도 1000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사진=염윤경 기자
코스피 예상 밴드 4600~5089… 코스닥은 1000 달성 전앙
이 센터장은 메모리 슈퍼사이클 장기화를 예상하며 코스피 목표 밴드를 4600~ 5089으로 제시했다.
그는 "AI 추론 단계로의 전환으로 AI 서버 연산 부담이 분산되고, 일반 서버로 수요가 확장되면서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도로 코스피 순이익이 2025년 219조5000억원에서 2026년 306조1000억원으로 연간 39.5%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코스닥 역시 정부 정책 효과로 내년에 수혜를 받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첨단전략산업기금(75조원), 민간·연기금 등 자금(75조원) 등 내년을 기점으로 총 5년간 국민성장펀드 150조이 투자된다"며 "이 중 AI(30조원) 반도체(20조9000억원), 모빌리티(15조4000억원) 등 성장 산업이 수혜를 볼 것"이라고 예상했다.


게다가 "증권사 IMA·발행어음 조달 자금 중 모험자본 의무 공급 비율이 2026년 10%, 2027년 20%, 2028년 25%로 확대되는 것도 코스닥 기업엔 호재"라며 "정부의 코스피 5000 타깃에 이어 코스닥 1000 달성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내년 금리와 관련해선 한국은행 금리인하 사이클이 종료된 만큼 2026년에는 기준금리 인하가 없을 것이라고 금리 동결에 무게를 뒀다. 그는 "내수는 회복 중이고, 성장률도 한은 전망을 상회하는 2%대를 시현할 것"이라며 "인하 요인이 있다면 부정적인 아웃풋 갭(output gap)이 지속되는 구간에서 성장 촉진 명분이 크게 작용할 때지만 명분이 약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밖에도 2026년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는 2.0%. 물가상승률은 2.3%를 전망했다.
반도체·전력·로봇 주목 …"코스피 5000 물살에 역행 말라"
이 센터장은 2026년 주목해야 할 섹터로 ▲반도체 ▲전력 ▲로봇을 꼽았다.

반도체의 경우 메모리 슈퍼사이클의 장기화가 핵심이다. 그는 "DRAM과 NAND의 상승국면이 과거보다 더 길고 구조적일 가능성이 있다"며 "구글의 TPU와 엔비디아의 GPU 논쟁 속에서 메모리 반도체는 골드러시 때 곡괭이나 청바지에 투자하는 포지션"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아직 순이익 대비 저평가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AI 인프라 투자의 핵심인 전력 역시 주목해야할 섹터 중 하나로 지목했다. 그는 "AI 투자가 지속되면서 전력 부족이 부각되고 있고 역대 최대 전력기기 수출 규모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특히 한국과 일본의 대미투자는 원전 건설로 시작된다"고 했다. 원전 관련 기업들의 수혜를 예상한 것.

피지컬 AI로 전환으로 로봇 관련 사업도 내년도 크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테슬라의 옵티머스의 양산과 중국 유니트리 상장 등 미국과 중국이 피지컬 AI로 초점을 이동하는 과정에서 로봇 기업들의 수혜가 기대된다"며 "현대차 역시 보스턴다이나믹스의 가치가 반영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코스피I 5000, 상법 개정, 세제 개편 등 정부 정책의 큰 흐름, 즉 거센 물살에 굳이 역행하지 말고 순리에 따라가는 것이 정방향 투자인 만큼 국민성장펀드와 IMA·발행어음을 통해 조달되는 증권사 모험자본 투자 등 돈이 흘러가는 곳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