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현지시각) 필리핀 마닐라 말라테구에서 한국인 남성 A씨에게 총격을 가한 강도들이 오토바이 2대에 나눠 타고 달아났다. /사진= GMA뉴스 홈페이지 캡처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 번화가 거리에서 한국인 1명이 강도 총격에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각) 필리핀 매체 'GMA Integrated News'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45분쯤 마닐라 말라테구 거리에서 한국인 남성 A씨가 강도의 총에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이 지역에 거주하는 A씨는 소매치기하려는 강도들과 실랑이를 벌이다가 강도 2명이 쏜 총에 맞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개된 CCTV 영상을 보면 여성과 함께 큰길을 걷던 A씨가 골목길에 들어서자, 오토바이 2대에 탄 강도 4명이 그의 뒤를 쫓아 골목으로 들어갔다. 잠시 뒤 강도 4명은 골목길에서 도로 쪽으로 뛰쳐나와 세워놓은 오토바이를 타고 달아났다. 이후 A씨와 동행하던 한 여성이 인근 편의점에 달려가 도움을 요청했다.


현지 경찰은 범인과 범행 동기 등을 조사중이다. 말라테구는 마닐라의 상업 및 관광 중심지이며, 마닐라 코리아타운도 위치해 있다.

치안이 상대적으로 나쁜 필리핀에서는 한국인 교민이나 관광객 등을 대상으로 한 살인·강도 등 강력 사건이 다른 국가보다 자주 벌어진다.

지난해에도 필리핀 유명 관광지인 루손섬 앙헬레스에서 한국인 남성이 소매치기 피해 과정서 심하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남성도 끝내 숨졌다. 2016년에는 50대 한국인 사업가가 현직 필리핀 경찰 3명에게 납치돼 살해당하기도 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2015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필리핀에서 발생한 한인 피살 사건의 사망자는 총 38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아시아·태평양 국가 희생자 86명 중 44%에 달한다. 강도 사건 피해자 수도 필리핀이 102명으로 중국(19명), 일본(3명)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주필리핀 한국대사관은 현지 교민에게 인적이 드문 곳을 걷지 말고 가급적 야간 외출을 삼가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