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가 지난 1월23일 서울 용산구 소월로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진행됐다. / 사진=임한별 기자
3월 주주총회 시즌의 막이 오르면서 상장사들이 준비 작업에 분주하다. 주주가치 제고가 기업들의 필수적인 경영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각 기업이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영풍과 고려아연 등 경영권 분쟁을 겪는 기업들의 주총 결과에도 비상한 관심이 집중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19일 삼성전자와 현대모비스를 시작으로 주요 기업들의 정기 주총이 개최된다. 현대자동차와 포스코홀딩스는 20일, LG전자는 25일, ㈜LG·SK(주)는 26일, SK하이닉스가 27일 주총을 개최한다.

소액주주들의 행동주의가 거세지는 상황에서 각 기업들은 올해 주총에서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 등 주주 환원 정책을 내놓으며 주주가치 제고에 부응할 예정이다. 경영진도 주주들과 직접 소통하며 회사의 전략을 공유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주주와의 대화 시간'을 마련해 경영진이 주주들의 질문에 답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실적이 부진했고 최근 주가가 5만원대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점 등에 대해 '송곳 질문'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 역시 작년과 같이 올해도 열린 주총을 추진한다. 주요 경영진이 직접 사업 전략 등을 공유하는 등 소통을 강화할 계획이다. 올해부터 해외 투자자의 관심을 반영해 영어 동시통역 서비스도 도입한다.

가장 관심이 높은 곳은 영풍과 고려아연이다. 두 회사의 정기 주총은 각각 27일과 28일로 예정돼 있다. 27일 영풍의 주총은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전초전으로 평가된다.


영풍 주총에선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회사로 분류되는 영풍정밀이 제안한 ▲집중투표제 ▲현물배당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김경율 후보 추천 안건을 놓고 표대결을 펼친다.

영풍 주총에서 집중투표제가 통과되면 지배주주 장씨 일가와 그 계열사의 의결권이 제한되는 만큼 치열한 다툼이 예상된다.

하루 뒤 열리는 고려아연의 정기 주총은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의 이사회 진출을 놓고 또다시 표대결을 벌인다. 현재 고려아연 지분은 MBK·영풍 연합이 최윤범 회장보다 많아 이사진을 장악할 수 있지만 이번 주총부터 도입되는 집중투표제가 변수다.

집중투표제는 주주에게 선출하는 이사 수를 곱한 만큼 의결권을 주는 제도다. 이에 따라 지분율이 낮더라도 몰아주기를 통해 원하는 이사를 선임하는 것이 가능해 표대결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주총에 앞서 양측은 영풍의 의결권 제한을 놓고 첨예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고려아연은 지난 12일 호주 자회사이자 주식회사인 선메탈홀딩스(SMH)가 선메탈코퍼레이션(SMC)이 보유한 영풍 지분 10.3%를 현물 배당받아 고려아연과 영풍 사이에 상호주 관계가 형성됐다며 이번 주총에서도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MBK와 영풍은 일방적인 의결권 제한은 불법이라며 지난 1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의결권행사허용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MBK·영풍은 "정당한 의결권 보호의 수단 중 하나로 주주총회 이전에 법원으로부터 의결권행사허용 가처분 인용을 받고자 한다"고 말했다.

앞서 고려아연은 지난 1월 임시 주총에서도 SMC가 영풍 지분을 10% 이상 취득하게 하는 방식으로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한 바 있다. 다만 최근 법원이 상호주 의결권 제한은 주식회사에만 적용되는데 SMC를 상법상 주식회사로 보기엔 어렵다며 의결권 제한을 무효화한 바 있다.

고려아연 측은 이번에 영풍 의결권 제한은 성공할 것으로 본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SMH는 뚜렷하게 주식회사로 봐야 한다"며 "지난 임시 주총때 처럼 법원이 효력을 무효화 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