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공매도 전산시스템 구축 시연회에서 모의 데이터를 이용한 불법공매도 적출이 시연되고 있다./사진=뉴시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31일 보고서에서 "트럼프의 상호 관세율은 초기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시장 예상보다 높을 가능성이 있다"며 "무역전쟁 리스크는 서서히 완화되겠지만 단기간 내 긴장이 완전히 해소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구리 가격은 연초 이후 14% 가까이 올랐다가 자동차 관세 발표 이후 3% 넘게 급락, 중국 국채금리도 오름세가 주춤하다. 미국 S&P500 지수는 연초 이후 2.9% 하락한 반면 유럽(8%)과 홍콩(17%) 증시는 정책 기대감에 상대적으로 강한 흐름을 보였다.
허 연구원은 "무역분쟁과 관세 이슈가 자산시장에 아직 완전히 반영되지 않았다"며 "앞으로는 실물 경기 우려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조정 구간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긍정적인 신호도 있다. 미국 대형 기술주(M7)의 고평가 부담은 빠르게 완화되고 있다. 테슬라를 제외한 대부분의 종목이 주가수익비율(PER) 30배 이하로 낮아졌고 엔비디아는 25배 미만으로 내려왔다. 유럽과 홍콩 증시 역시 최근 직전 부진의 약 70%를 회복하면서 비미국 지역과의 격차도 줄어드는 추세다.
이날부터 국내 시장에선 약 1년 반 만에 공매도가 재개된다. 허 연구원은 "공매도 해제가 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업종별로 수급 흐름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며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은 공매도 재개 직후부터 빠르게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증시 상황에선 업종별 '순환매(Rotation)' 전략이 유효하다는 판단이다. 과거 공매도 해제 시기에는 강했던 종목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고, 부진했던 업종이 반등하는 흐름이 반복됐다. 최근 조선·방산 등 주도주의 상승세가 주춤한 가운데 음식료, 유통 등 내수 업종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허 연구원은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수출보다 내수 중심 업종, 단기 조정을 마친 저평가 업종에 기회가 있을 수 있다"며 "정책 변수에 따라 수급과 심리가 민감하게 움직이는 구간인 만큼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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