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연초 상장하자마자 급락했던 미트박스 주가가 대선 이후 상승장을 타고 고개 든다. 사진은 지난 1월 미트박스 코스닥 상장 기념식에서 상장 기념패를 받은 김기봉 대표이사./사진=뉴스1
올해 연초 상장하자마자 급락했던 미트박스 주가가 대선 이후 상승장을 타고 고개 든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트박스 주가는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1만3860원에 마쳤다. 회사 주가는 상장일인 지난 1월23일 공모가 1만9000원에서 25.2% 급락한 1만4200원으로 마감했다. 이후에도 추가 하락해 대선 전까지 1만2000원대에 머물렀다. 지난달 이후로는 상승세를 타 첫날 수준에 근접했다.


미트박스는 2014년 설립한 축산물 직거래 플랫폼 회사다. 지난해 244개 판매자가 이용했고 구매자는 약 7만명이었다.

풋백옵션(환매청구권) 부재로 상장 초반에는 개인 투자자들의 불만이 이어졌다. 풋백옵션은 상장 초반 급락한 공모주를 주관사에 되팔 수 있는 권리로 일반 투자자에게 부여한다. 미트박스와 비슷한 시기 같은 증권사 주관으로 상장한 데이원컴퍼니는 초반 주가 급락에도 풋백옵션으로 손실을 방어할 수 있었다.

최근 실적은 기대와 달랐다. 미트박스 1분기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7% 증가한 283억원이었고 영업익은 77% 감소한 2억원, 순이익은 69% 줄어든 3억원이었다.


미래에셋증권은 영업이익이 꾸준히 성장세라는 점을 강조하고 이를 이자보상비율 악화 위험이 제한적인 근거로 든 바 있다. '성장기 산업에서는 매출이 향후 성장성 및 수익성 등 회사 실적에 중요하다'며 주식가치 평가에도 흔히 쓰이지 않는 주가매출비율(PSR)을 적용했다.

그런데도 이달 주가가 상승세인 배경으로는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증시 상승세와 정책 수혜 기대감이 꼽힌다. 새 정부가 소비 쿠폰 등 내수진작 정책을 펼치면서 소비심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축산물 등 식품류에도 수혜 전망이 나온다. 미트박스는 최근 육류 조각투자와 토큰증권 발행(STO)도 추진해 가상자산 수혜 가능성도 열려있다.

공모주에 따라붙는 오버행 이슈도 거의 해소된 상태다. 상장 뒤 3개월 차에 이미 주식 대부분에 의무보유 기간이 끝나 지분 75%가량이 거래 중이다. 남은 25% 중 20%가량이 상장 2년 뒤 거래 가능한 최대주주 물량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온라인 시장 확대 가능성이 기회로 꼽힌다. 코로나 이후 온라인 소비 시장 성장세가 주춤해도 식료품은 아직 침투율이 낮아 확장성 있는 시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트박스 관계자는 "내수 진작 정책과 증시 활성화 기조는 저희 플랫폼을 이용하는 전국 식당·정육점 고객들 구매력 확대로 직결된다"며 "증시 전반 유동성 회복도 확장성과 수익성 기반이 검증된 상장사에 더 많은 관심이 유입될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조각투자 등과 관련해서는 "단기적인 수익보다는 축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라고 했다.

실적 전망도 언급했다. 그는 "계절적 성수기와 정부 내수 진작 정책 효과로 거래액이 점진적 상승 흐름이고 하반기에는 사업 효율화와 신사업 초기 성과가 일부 반영될 것"이라며 "물류센터 자동화와 디지털 정산 시스템 고도화, 축산물 담보 금융서비스 등 중장기 경쟁력을 확보 중"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공모가 회복은 저희 내부에서도 중요한 이정표"라며 "단기적 주가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견고한 실적과 비즈니스 확장성으로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하며 적극적 IR 커뮤니케이션도 펼칠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