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가격 표시기(ESL) 전문 기업 솔루엠 글로벌 유통기업과의 공급 계약 확대와 신규 수주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ESL 부문 실적 회복이 본격화하고 있다. 사진은 ELS 이미지. /사진=솔루엠
전자 가격 표시기(ESL) 전문 기업 솔루엠의 ESL 부문 실적 회복이 본격화하고 있다. 글로벌 유통기업과의 공급 계약 확대와 신규 수주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본업의 성장동력에 다시 불이 붙고 있다.
17일 솔루엠은 최근 독일계 저가형 슈퍼마켓 체인 알디를 비롯한 유수의 브랜드에 ESL 공급 계약을 확대하고 프랑스의 본프레우 등 유럽 주요 유통업체들과 ESL 신규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알디는 전 세계 18개국에 1만2000여개 점포를 보유한 글로벌 유통 그룹으로 '하드 디스카운트 스토어'라는 별명처럼 초저가 전략을 바탕으로 빠르게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한국의 다이소와 유사한 사업 모델로 여겨지지만 다이소가 간단한 식음료를 보조적으로 취급하는 반면 알디는 신선식품에 집중하며 식료품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알디는 유럽을 넘어 미국 시장에서도 공격적인 확장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전통적인 슈퍼마켓 체인들이 반독점 규제에 가로막혀 인수합병(M&A)을 통한 외형 확장이 어려운 상황에서 소규모로 운영되는 알디는 신규 출점과 저가 전략을 병행하며 전통적인 식료품 유통업체들을 빠르게 위협하고 있다. 유통 구조의 효율화와 인건비 절감을 위해 알디가 ESL 도입을 확대하면서 솔루엠의 북미 수주 확대에도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솔루엠은 알디 외에도 프랑스 유통기업 본프레우를 비롯해 체코, 헝가리 등 동유럽 지역과 독일 전역에서 운영 중인 저가형 슈퍼마켓 체인과도 ESL 신규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고객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다. 특히 동유럽으로의 시장 확장은 기존 서유럽 중심의 매출 구조에서 벗어나 유럽 전역으로 영업 저변을 넓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ESL 산업은 본질적으로 설비투자 성격이 강해 경기 변동의 영향을 받기 쉽다. 하지만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인건비 부담이 급증하면서 유통기업들이 디지털 전환과 자동화를 통해 비용 효율을 극대화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ESL은 비용 절감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솔루엠 역시 이같은 수혜를 직간접적으로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저가 전략을 고수하는 알디가 비용 절감을 위한 자동화와 디지털 전환에 본격 나서면서 ESL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솔루엠이 유럽뿐 아니라 북미 시장 확대에도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경기 둔화로 유통업체들이 인건비 절감과 운영 효율화에 몰두하면서 유통업계의 ESL 도입이 가속화되고 있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솔루엠은 이 같은 수주 확대에 힘입어 유럽 지역에서만 올해 5000만개 이상의 ESL 태그가 설치되고, 유럽 내 ESL 공급 물량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본다. 현재 솔루엠 ESL 사업부문 매출의 약 60%는 유럽 시장에서 발생하고 있어 유럽 내 수주 확대는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투자업계도 솔루엠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ESL 사업 부문에서의 수주 증가세로 투자 매력도가 높다는 분석이 잇따른다. KB증권은 "솔루엠의 ESL 누적 수주금액이 지속 증가하고 있으며 유럽·북미 주요 유통업체와의 신규 계약 체결이 본격화되면서 오는 3분기(7~9월)부터 매출 인식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솔루엠의 2025년 연간 매출액은 1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3% 증가하고 영업이익 또한 1206억원으로 전년 대비 75% 오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