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선산업과 해군 재건을 위해서는 동맹인 한국과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기고문이 미국 싱크탱크의 기관지에 실렸다. 사진은 한화오션이 인수한 미국 필리조선소 전경. /사진=한화오션
미국 전략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 퍼시픽포럼(Pacific Forum)이 최근 발간한 기관지 펙네트(PacNet)를 통해 한국 조선산업이 미국 조선업 재건의 핵심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의 협력이 미국 해군력과 조선 역량 회복에도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17일 박진호 국방부 정책자문위원이 작성한 '미국 조선업이 한국 도움으로 중국을 따라잡을 수 있을까'(With South Korea's help, can US shipbuilding catch up with China?) 칼럼에 따르면 미국 내 조선소 감소와 생산 역량 저하가 중국 해군의 부상과 맞물려 국가안보 차원의 구조적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박 위원은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한국과 같은 동맹국과의 전략적 조선 협력이 가장 효과적인 해법"이라고 진단했다.


박 위원은 대표 사례로 "한화오션은 필리조선소 인수 후 필라델피아에서 미국 해군을 위한 유지·보수·정비(MRO)를 담당하고 있다"며 "HD현대중공업은 2030년까지 미국 테라파워와 협력해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 추진 선박을 개발하는 데 최대 2억달러(약 2843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두 회사는 이지스 전투체계 등 독자 기술을 활용한 '완전 전기구동 구축함' 공동 개발 논의도 진행 중"이라며 "이 같은 협업은 미국이 필요로 하는 전략 자산을 보다 낮은 비용으로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는 대안이자 두 나라 조선 협력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내에서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KDDX(한국형 차기 구축함) 사업을 둘러싸고 경쟁을 이어가고 있으나 과열 경쟁과 방위사업청의 조율력 부족으로 인해 사업이 장기화되고 있다. 이 가운데 두 회사의 협력이 현실화될 경우 KDDX 사업의 안정적 추진은 물론 해당 공동개발 경험이 미국 조선산업의 생산성 향상과 역량 회복에도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번 CSIS 퍼시픽포럼의 기고문은 KDDX 공동개발을 중심으로 한 한국 조선업체끼리 협력이 미국 조선 산업의 경쟁력 회복에도 실질적 기여가 가능하다는 점을 부각했다. 이는 한국 조선산업이 단순한 수주 경쟁을 넘어 글로벌 해양안보 전략의 핵심 파트너로 도약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명확히 보여준다.

기고문에서는 "한국은 쇄빙선 건조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30척)에 대응해 현재 미국의 쇄빙선을 대폭 증강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평가했다. 쇄빙 LNG선에 대한 수요 증가를 예상하고 있는 대목이다.

쇄빙선은 영하 50도 극지방의 얼음 바다를 부수며 항해를 해야 하기 때문에 특수 설계가 필요한데 LNG 쇄빙선은 쇄빙선 중에서도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된다. LNG 쇄빙선 분야는 한화오션을 비롯한 한국 조선회사들이 주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