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이 국내 최초이자 자국어로 연기한 아시아권 배우로서 처음으로 오스카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사진은 2021년 4월25일 배우 윤유정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93회 오스카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후 소감을 전하고 있는 모습. /사진=로이터
배우 윤여정이 국내 최초이자 자국어로 연기한 아시아권 배우로는 처음으로 오스카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윤여정은 2021년 4월25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유니언스테이션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한국 영화사에 새 역사를 썼다. 이날 윤여정은 재치 있고 솔직한 수상소감으로 주목받았다. 수상을 위해 단상에 오르면서 '미나리' 제작자 배우 브래드 피트를 향해 "드디어 만나게 됐다. 반갑다. 우리가 영화를 찍을 때 어디에 계셨죠"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윤여정이 국내 최초이자 자국어로 연기한 아시아권 배우로서 처음으로 오스카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사진은 2021년 4월25일 배우 윤유정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93회 오스카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 후 영화 미나리 제작자인 배우 브레드 피트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로이터
그는 "내 이름은 '윤여정'이다. 유럽에서는 '여영', 어딘가에선 '유정'이라 부르는데 오늘은 여러분 모두를 용서하겠다"고 재치있게 말하며 수상소감을 이어갔다. 윤여정은 "나의 두 아들에게 고맙다. 나를 일하러 나가게 만든 아이들 잔소리 결과가 이 상이다. 고맙다"고 전해 또다시 모두를 폭소케 했다.


가디언즈 등 외신은 "윤여정은 승리했다. 브래드 피트를 향해 웃고 자신의 이름을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을 용서했으며 일하도록 강요한 아들들에게 감사하는 말로 끝을 맺었다. 진짜 챔피언"이라 극찬했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배우 윤여정의 삶

윤여정이 국내 최초이자 자국어로 연기한 아시아권 배우로서 처음으로 오스카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사진은 2017년 3월20일 배우 윤여정(왼쪽 두번째)이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tvN '윤식당'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이서진, 정유미, 신구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1947년생인 배우 윤여정은 데뷔 59년 차를 맞이했다. 그녀는 인생의 반을 훌쩍 넘는 세월동안 연기 활동에 전념 해왔다. TBC 3기(1966) 공채 출신인 그녀는 브라운관에서 활발히 활동하다 스크린으로 무대를 옮겼다. 김기영 감독의 '화녀'(1971)를 시작으로 임상수 감독의 '바람난 가족'(2003), '돈의 맛'(2012), 최성현 감독의 '그것만이 내 세상'(2018), 김초희 감독의 '찬실이는 복도 많지'(2020), 김기영 감독의 죽어도 좋은경험(2021), 김덕만 감독의 도그데이즈(2024) 등 주연-조연, 상업-독립 영화 상관없이 그녀는 작품속에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와 그녀만이 보여줄수 있는 특유색을 연기로 입혀 승화했다. 2021년에는 정이삭 감독의 영화 '미나리'를 통해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윤여정은 '꽃보다 누나', '윤식당' 등 예능 프로그램에도 적극 출연하며 쿨한 입담과 탁월한 패션센스 등으로 독보적인 활약을 펼치기도 했다. 윤여정은 데뷔 이후 드라마, 영화를 포함해 현재까지 150개가 넘는 작품에 출연했으며 지금도 연기에 대한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윤여정과 미나리 그리고 제2의 전성기

윤여정이 국내 최초이자 자국어로 연기한 아시아권 배우로서 처음으로 오스카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사진은 2023년 9월4일 배우 윤여정이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미술관에서 열린 모 화장품 행사에 참석한 모습. /사진=뉴스1
2017년 윤여정은 대중문화예술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에서 은관문화훈장 표창을 받았다. 2020년에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에서 과거의 기억에 갇힌 노모 순자 역으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 또 같은 해 출연한 독립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에는 개런티를 받지 않고 출연하기도 했다.

2021년 윤여정은 정이삭 감독의 영화 '미나리'에서 미국으로 이민 간 딸 모니카(한예리)의 요청을 받고 딸 부부가 새로 정착한 시골 마을 아칸소에 찾아가 어린 손주들을 위해 희망을 찾아가는 할머니 순자 역을 연기했다. 극중 윤여정은 전형적 할머니 틀 깬 독창적인 연기로 전세계 비평가들의 큰 호평을 받아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비롯해 미국 전역 시상식에서 30여개의 트로피를 거머쥐며 다시금 그녀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윤 여정은 지난해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아카데미에서 여우조연상 수상 이후에 크게 달라진 점이 있냐는 질문에 "상이라는 것은 참 불가사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봉준호라는 사람이 오스카 문을 두드렸고 어떻게 그 시기에 운이라는 게 딱 맞아떨어져서 내가 불가사의하게도 그 상을 받게 된 거라고 생각한다. 기쁜 일이지만 사고 같은 거였다. 그것에 매달려 있으면 앞으로 진행을 못 할 것 같다. 기쁜 사고라고 생각하고 내 일상을 살 수 있었다"라며 본인의 생각을 진솔하게 털어놓았다.

앞으로의 활동에 대해 윤여정은 "국민 배우 타이틀은 싫다. 오로지 나는 매 순간 변화를 위해 노력할 뿐"이라고 전하며 "난 아직도 편견을 깨고 싶고 도발도 하고 싶고 늘 도전하는 자세로 작품속에서 살아가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