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NS를 뜨겁게 달군 '스위치온 다이어트', 신체의 꺼진 지방 대사를 다시 켠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이미지투데이
현대 사회의 화두 중 하나는 바로 다이어트다. 많은 사람들은 다양한 이유로 다양한 방법을 통해 다이어트를 한다.

최근 SNS를 뜨겁게 달군 다이어트 방법 줄 하나는 바로 '스위치온 다이어트'다. 30년간 비만 환자를 치료해온 박용우 박사가 제시한 신개념 다이어트로 신체의 꺼진 지방 대사를 다시 켠다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다.


박 박사는 현대인이 쉽게 살찌는 것은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대사가 퇴화됐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지방 대사가 제대로 작용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식단과 운동을 병행한다고 해도 체지방 감량이 힘들기 때문이다.
인터넷과 SNS 상에서 스위치온 다이어트 후기가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사진은 인터넷과 SNS 상에 올라온 후기. /사진=네이버·유튜브·인스타그램 캡쳐
높아진 관심만큼 최근 인터넷과 SNS상에선 스위치온 다이어트의 후기가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단 하루 만에 포기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3~4주차까지 정해진 규칙을 지키며 성공한 사람도 있다.

결과도 각양각색이다. 10~20㎏을 감량하며 엄청난 효과를 경험한 사람도 있다. 하지만 "쉐이크 냄새만 맡아도 토할 거 같다"거나 "체지방은 안 빠지고 근육량만 쭉쭉 빠졌다"고 하소연하는 사람도 있다.
100㎏ 당시 사진(왼쪽)과 현재 사진(오른쪽). 살을 빼기 위해 수많은 다이어트를 해봤고, 최대 25kg을 감량했다. /사진=최성원 기자 지인, 신소민 기자
기자는 177㎝의 신장으로 인생 최고 몸무게 100㎏을 찍어봤다. 한때 여러 다이어트를 시도하며 최대 25㎏까지 감량했던 만큼 스위치온 다이어트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정말 극적인 효과가 있는지, 난이도가 얼마나 되는지 등을 알아보기 위해 직접 경험해봤다.

다만 극악의 난이도를 자랑한다는 3일까지만 경험했다. 기사 마감 시한이 있기에 오래 지속할 순 없었다. 스위치온 다이어트를 하는 3일은 하루 4끼를 단백질 쉐이크만 먹어야 했다. 다른 음식은 먹지 않았다. 평소처럼 근력운동 1시간과 유산소 30분도 병행했다.
"83.03㎏"… 첫날 오후부터 '위기 봉착'
정확히 1일차 몸무게는 80.03㎏. 평소 챙겨먹던 단백질 쉐이크를 먹으며 하루를 시작했다. /사진=최성원 기자
평소처럼 아침 운동을 한 뒤 단백질 쉐이크를 마셨다. 원래 아침을 먹지 않았기에 오전은 어렵지 않았다. 점심까지 밥을 거르고 산책하니 오히려 몸이 가벼워진 기분이 들었다. 오후에 항상 찾아오던 식곤증도 없었다.


하지만 정확히 오후 3시부터 위기가 시작됐다. 몸에서 밥을 원하는 신호가 강하게 느껴졌다. 몸에 힘이 빠지고 피곤함도 느껴졌다. 일상과 업무에 지장이 갈 정도는 아니었지만 말수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퇴근길에선 조금 예민해졌다는 게 느껴졌다. 익숙한 지하철 내 붐빔과 사람과의 부딪힘이 짜증으로 다가왔다. 이후 집에 들어와 오늘 하루 마지막 단백질 쉐이크를 마시며 남은 이틀을 버틸 수 있을지 걱정됐다.
아침은 '개운'… 오후·저녁은 '전쟁'
1일차엔 단백질 쉐이크 종류를 하나만 먹었지만, 2일차부터는 맛있다고 알려진 제품들을 구매해 먹기 시작했다. /사진=최성원 기자
2일 차 아침은 신기했다. 평소엔 알람 8개를 다 들어야 일어났지만, 알람 1개만 듣고 눈이 번쩍 떠졌다. 확실히 평소보다 개운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속도 편안했다.

평소처럼 헬스장에 출근했다. 전날 굶었기에 근력운동이 잘 안될 것 같았지만 오히려 무게가 더 잘 들어졌다. 마지막쯤에 머리가 핑 도는 느낌이 들었지만 만족스럽게 운동을 마무리했다.

운동 후가 가장 고통스러웠다. 평소였다면 충분한 양의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먹어야 하지만 먹을 수 있는 건 액체뿐이었다. 단백질 쉐이크 특유의 맛과 냄새도 참기 어려웠다.

평소 기자 본인은 단백질 쉐이크를 저렴한 가격과 양이 많다면 무조건 구매했다. 어차피 습관처럼 먹는 것이기에 맛은 따지지 않았다. 하지만 스위치온 다이어트에 들어가며 생각이 바뀌었다. 인터넷을 통해 맛있는 단백질 쉐이크 제품을 검색해 종류별로 구매해 출근했다. 단백질 쉐이크라도 맛있는 걸 먹지 않으면 정말 포기할 것 같았다.

점심시간 날씨가 좋아 길을 걷는데 다양한 음식점 냄새들이 유혹의 손을 내밀었다. 당장 식당에 뛰어 들어가 국밥 한 그릇 시원하게 말아먹고 싶었다. 머릿속으로 밥 먹는 내 모습을 상상하며 회사에 들어왔다.

오후부터 배가 고파 속이 쓰렸다. 업무에 지장이 있을 만큼 머리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고 몸에 힘도 없었다. 단백질 쉐이크도 일곱 끼니째 연속으로 먹으니 맛이 역하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퇴근 후 저녁은 자신과의 전쟁이었다. 삼겹살에 소주 한잔하자는 친구의 권유에 엄청난 내적 갈등을 겪었지만, 취재를 위해 거절했다.
꽤 수월했던 3일 차, 여전히 저녁은 '지옥'
3일 차 아침도 개운했다. 다만 1~2일 차와 다르게 아침부터 배고픔이 느껴졌다. 헬스장에선 이틀 굶은 영향이 나타났다. 평소보다 무게가 들리지 않아 적당히 마무리했다. 헬스가 끝나고 난 뒤 샤워를 할 땐 어지러움도 느껴졌다.

신기한 건 몸에 피곤함이 느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근무할 때도 몸에 힘은 없지만 오히려 정신이 맑아 업무가 잘되는 느낌을 받았다. 회사 동료들이 실제로 얼굴 살이 빠진 것 같다고 말해주기도 했다.

몸이 체념한 것인지 2일 차보다 훨씬 수월하게 3일 차를 보냈다. 다만 여전히 저녁은 지옥이었다. 저녁에 음식을 참는 것이 3일간 다이어트 중에서 가장 힘들었다.
결과는 3일 만에 3kg 감량…근데 근육량이?
3일만에 약 3㎏을 감량한 효과를 보았다. 다만 근육량(오른쪽 위)이 3일 사이에 1kg 줄어들었다. 체지방률(오른쪽 밑)은 거의 그대로였다. /사진=최성원 기자
3일 동안의 스위치온 다이어트의 결과는 약 3㎏ 감량이었다. 거울로 내 몸을 마주했을 때도 이전보다 확실히 마른 모습이었다. 3일간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에 뿌듯해하며 구체적인 몸 변화를 알아보기 위해 인바디 검사를 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체지방률은 그대로인데 근육량이 3일 만에 무려 1㎏이나 줄어들었다. 근육량 1㎏을 늘리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는 운동해본 사람이라면 안다. 물론 인바디 검사는 정확하지 않다. 다만 이 결과를 받아들이는 마음은 너무 아팠다.

충격은 잠시였고 안도감이 몰려왔다. 기사 작성을 핑계로 다이어트를 3일만 진행한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태 수많은 다이어트를 해봤지만 가장 힘든 다이어트였다. 원래대로 3~4주를 진행했다면 분명 중도에 포기하고 심한 요요 현상이 올 거라고 확신한다.

다이어트 종류는 엄청나게 다양하다. 하지만 자신에게 맞는 다이어트 방법은 모두 다르다. '스위치온 다이어트'가 딱 들어맞는 사람도 있겠지만 직접 경험한 바로는 적어도 나에게는 맞지 않았다. 굶는 다이어트를 할 때마다 실패했고 먹는 것 자체를 너무 사랑하는 사람에게 이 방법은 추천하고 싶지 않다.

결국 이번 체험을 통해 얻은 결과는 나에게 가장 잘 맞는 다이어트 방법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진리를 확인한 점이다. 아울러 인내와 노력없이 손쉽게 다이어트가 되는 방법도 없다는 진리도 확인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