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해결되지 않으면 상호관세를 낮춰도 별다른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 25일(현지시각)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미중 무역 갈등이 해소되지 않으면 국가별 상호관세를 인하해도 별다른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와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그룹(WBG) 춘계 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 워싱턴DC를 찾은 이 총재는 이날 한국 기자들과 만나 "미중 간 합의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미국과 중국 간 협상이 안되면 25%(한국)의 상호관세 유예가 더 연기되더라도 경제적인 비용이 매우 크다는 우려가 많이 있다"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중국이 어떻게든 협상해 빨리 이 문제를 해결하라는 요구가 많았다"면서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고 무역을 이야기하기는 어려울 정도로 전 세계가 중국과 연관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총회에 맞춰 IMF는 지난 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상호관세가 지속되는 것을 가정한 성장률 전망치와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의 상호관세가 철폐 되는 것을 가정한 전망치에 거의 차이가 없었다는 IMF의 분석을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부과한 상호관세 보복 대응에 나선 중국에 대한 상호관세는 처음 발표했던 34%에서 125%로 높이는 대신 다른 국가들에 대한 상호관세는 10%의 기본관세만 유지하고 90일간 유예한 바 있다.


이 총재는 "미중 간 보복전으로 높아진 중국에 훨씬 더 높아진 관세가 다른 나라에 대한 관세율을 낮춰주는 것을 거의 다 상실시켜 버린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동남아시아의 많은 나라들이 미국에 수출하는데 중국에서 생산되는 중간재가 없으면 수출이 굉장히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관세로 인한 불확실성과 관련해서 그는 "실제로 미국의 관세로 물가가 오를지 경기침체를 불러올 지 다들 보고 있다"며 결과에 따라 미국의 관세 정책 방향이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기준금리 결정 방향과 관련해 이 총재는 "굉장히 불확실성이 커서 향후 통화 정책을 어떻게 해 나갈지는 오는 5월 경기 예측을 보면서 생각해 보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