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며 미국 관련 ETF 수익률도 하락세지만 투자금은 몰리고 있다. /사진=김은옥
관세 리스크로 미국 증시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ETF(상장지수펀드) 실적에 투자자 관심이 모인다. 향후 반등 기대감이 나오는 미국 대표지수와 빅테크 관련 종목에 투심이 상승하고 있어서다.

29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미국 대표지수인 S&P500을 추종하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타이거)미국S&P500 ETF에는 최근 한 달 동안(28일 기준) 3222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코덱스)미국S&P500은 2983억원,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에이스)미국S&P500은 1090억원, KB자산운용의 RISE(라이즈)미국S&P500에는 443억원이 유입됐다.


같은 기간 해당 ETF들의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과 대비되는 흐름이다. TIGER미국S&P500은 5.38%, KODEX미국S&P500은 5.40%, ACE미국S&P500은 5.31%, RISE미국S&P500은 5.40% 하락했다.

다른 미국 대표 지수인 나스닥100을 추종하는 ETF도 수익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자금 유입은 이어졌다. KODEX미국나스닥100은 최근 한 달 동안 2119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TIGER미국나스닥100은 1916억원, ACE미국나스닥100은 897억원, RISE미국나스닥100은 261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최근 한 달 동안(현지시각 25일 기준) S&P500은 4.35%, 나스닥100은 4.21% 하락했다.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화 미·중 무역갈등 심화로 하방압력이 가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S&P500과 나스닥100 지수 모두 미국 시장의 핵심 기업들을 포함하고 있는 대표지수인만큼 향후 반등 가능성에 ETF에 매수세가 몰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학개미들의 '원 픽' 종목이었던 빅테크 관련 ETF에도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엔비디아, 테슬라 등 미국 대표 빅테크 종목들로 구성된 TIGER미국테크TOP10은 최근 한 달동안 584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ACE미국빅테크TOP7 PLUS는 390억원, 신한자산운용 SOL(쏠)미국테크TOP10은 135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해당 ETF들도 같은 기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TIGER미국테크TOP10의 경우 4.67%, ACE미국빅테크TOP7은 5.23%, SOL미국테크TOP10은 4.63% 하락했다. 다만 향후 미국 빅테크종목들의 성장성을 고려해 매수세가 몰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은 최근 1개월 미국 S&P500 추종 ETF 자금유입, 수익률 그래프. /그래픽=김은옥 기자
특히 ETF의 경우 최근과 같은 하락장에 변동성을 최소화하고 다양한 종목에 분산투자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단일종목보다는 ETF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이런 투자자 니즈를 반영해 최근 자산운용사들도 다양한 미국 관련 ETF를 신규 출시 중이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22일 'KODEX 미국S&P500액티브' ETF를 출시했다. 해당 ETF는 S&P500 지수를 비교지수로 추종하면서도 액티브 운용을 통해 이를 초과하는 성과를 추구하는 상품이다.

삼성자산운용은 미국 AI(인공지능) 소프트웨어 산업 핵심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KODEX 미국AI소프트웨어 TOP10'도 신규 상장했다. 이 ETF는 팔란티어, 마이크로소프트, 세일즈포스 등 미국 AI 소프트웨어 산업의 최상위 10개 종목에 투자한다.

신한자산운용도 최근 미국 AI 대표기업으로 떠오르는 팔란티어에 투자하는 'SOL팔란티어커버드콜OTM채권혼합'과 'SOL팔란티어미국채커버드콜혼합'을 출시했다. 해당 ETG는 팔란티어에 투자하며 커버드콜 전략을 활용해 월 배당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시장은 변동성 장세에서도 서학개미들의 투심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관세와 무역전쟁 리스크가 해소된 후 미국 시장의 반등 기대감이 꾸준히 나오기 때문이다.

전균 삼성증권 ETF전략팀장은 "올해 미국 트럼프 2기 정부 정책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경기 불황을 방지하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노력과 자생적인 회복력을 갖추려는 중국 등의 이해가 조화될 경우 글로벌 경기의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며 "미국 우선주의 수혜가 기대되는 미국 제조업과 AI로 촉발되는 산업 혁신이 가져올 기업 실적 호전은 위험자산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김진영 키움증권 글로벌리서치팀 연구원은 "지난주 미국 주요 지수와 ETF는 관세 불확실성이 완화되며 상승하는 흐름을 보였다"며 "미·중 관세를 둘러싼 양국 간 입장 갈등은 지속되고 있지만 관련 불확실성이 최악은 지나고 있다는 인식이 시장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세 뉴스와 연동되는 트럼프 취임 100일 연설, 빅테크 기업 들의 실적 내용 등에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