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클립아트코리아
이달 상장한 지씨(GC)지놈과 링크솔루션도 기술특례상장의 저주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상장한 지 2주일 남짓 만에 주가는 공모가 아래로 떨어졌다.

27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11일 코스닥 상장한 지씨지놈의 당시 주가는 1만5180원까지 치솟았으나 지난 25일 종가는 9320원으로 공모가(1만500원) 대비 11.2% 떨어졌다. 지난 10일 코스닥 상장한 링크솔루션의 주가 역시 공모가(2만3000원) 대비 16.7% 하락했다. 지난 26일 종가는 지씨지놈 9680원으로 소폭 상승, 링크솔루션은 1만8560원으로 더 떨어졌다.


두 기업 모두 이달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 상장한 기업이다. 기술특례상장제도는 기술력이 우수하지만, 재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혁신기업이 코스닥에 상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코스닥 상장 허들을 낮춰 자금 조달을 원활하게 해 신기술 우량 기업의 육성을 돕기 위한 취지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처음 취지와 달리 특례 상장기업 대부분 실제 수익성이나 사업 모델의 안정성이 뒷받침되지 못해 높은 주가 변동성을 보인다. 장기적으로 성장 모멘텀을 찾지 못해 주가가 장기 침체의 늪에 빠지거나 최악의 경우 상장 폐지가 되는 사유가 발생하고 있다.

이달 특례상장한 두 기업 모두 투자자들에게 향후 시장 경쟁력과 수익성 모델을 보여주지 못해 상장 직후 반짝 주가 상승 후 공모가 밑으로 주가가 내려간 상황이다.


지씨지놈의 경우 올해 1분기 기준 매출액은 68억원이며, 영업이익은 0원이다.

링크솔루션 역시 올해 1분기 매출액은 14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112억원)과 비교했을 때 4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도–40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 1분기 기준 17억원으로 수익성 개선이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링크솔루션의 경우 상장 1개월 뒤 풀리는 유통물량 비중은 36.34%에서 70.11%로 늘며, 현재보다 주가가 더 내려갈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기술특례상장 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과거에도 있었다. 기업공시채널(KIND)에 공개된 지난해 기술특례상장 기업(스팩합병 2곳 제외)은 40개로, 이 중 현 주가(25일 종가)가 공모가를 밑도는 기업 수는 28개로 70%에 달한다.

특히 가장 큰 하락세를 보인 기업은 이에이트로, 공모가 대비 78.5% 떨어졌다. ▲엑셀세라퓨틱스(-67.7%) ▲아이빔테크놀로지(-66.5%) ▲케이쓰리아이(-66.4%) ▲유디엠텍(-66.3%) ▲이노스페이스(-60.5%) 등 공모가 대비 60% 이상 하락세를 보였다.

상장 후 주가 회복세가 보이지 못하면 상장 폐지를 우려, 기존 사업과 관련 없는 사업으로 무분별하게 확장하는 경우도 있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의 경우 2019년 제약·바이오 분야로 기술특례상자을 받았으나, 최근 비트코인 트레저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셀리드도 지난해 3월 포베이커를 12억원에 인수 합병해 식품 및 유통 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이는 최근 강화된 코스닥 상장 폐지 규정 때문이다. 코스닥 상장 규정에 따르면 연간 매출액이 30억원 미만인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며, 2년 연속 매출액이 30억원을 넘지 못할 경우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다만 기술특례상장의 경우 5년간 해당 규정의 적용이 유예된다.

하지만 지난해 금융당국은 국내 증시 활성화를 위해 2027년말까지 매출액 50억원, 2029년말까지 100억원의 미달한 코스닥 상장사의 경우 관리종목에 지정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에 따라 기술특례상장 유예가 임박한 기업의 경우 매출을 늘리기 위해 다양한 사업에 손을 대고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강화된 상장폐지 기준 때문에 기술특례 상장사 중 해외 가상자산과 같은 테마가 강한 신사업에 눈독을 들이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며 "하지만 이러한 기업의 경영 방식은 기술 특례상장제도의 처음 취지와 크게 어긋나는 것이 아닌지 다시 한번 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