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서 정치테마주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사진=이미지투데이
6월 제 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내 증시에서 '정치테마주'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4월 한 달간 코스피·코스닥 전체 상장 종목 중 주가 상승률 상위 10종목 대부분이 정치테마주로 채워지며 대선을 둘러싼 과도한 기대와 투기 심리가 주식시장 전반을 흔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월 국내 증시에서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상지건설로 이 기간 811.76% 급등했다. 이 종목은 회사의 전 사외이사인 임무영 전 정무기획비서관이 과거 이 전 대표의 선거캠프에 합류한 이력으로 '이재명 테마주' 분류됐다. 이외에도 또 다른 이재명 테마주로 묶인 포바이포와 삼륭물산도 각각 244.87%, 210.24% 상승하면서 4월 전체 상승률 상위권을 차지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한덕수 전 국무총리 테마주도 강세를 보였다. 시공테크(119.64%)아이스크림에듀(160.09%) 일정실업(125.81%) 등도 세 자릿 수 이상 급등했다.

시공테크는 박기석 회장이 이명박 정부에서 한 전총리와 국민경제자문회의 민간위원으로 함께 활동한 이력으로 투자자 사이에서 주목받으면서 한덕수 테마주로 묶였다. 아이스크림에듀는 모회사 시공테크와 함께 한덕수 테마주로 함께 부각됐다.

이처럼 특정 정치인과 연관된 종목들이 4월 주식시장 전체 상승률 상위 10위권을 사실상 독식한 셈이다.


거래대금 규모도 투기적 매수세를 방증한다. 상지건설은 한 달간 1조9681억원어치 거래돼 전체 상장 종목 중 가장 많은 거래대금을 기록했으며, 포바이포도 1조6661억원에 달하는 거래가 이뤄졌다. 통상적인 중소형주의 월간 거래대금이 수백억~수천억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이들 종목에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대규모로 몰렸음을 짐작케한다.
금감원도 정치테마주 과열에 특별단속에 나섰다./사진=뉴시스
이 같은 현상은 해당 종목들의 기초체력과 무관한 정치 테마 편승 흐름이라는 점에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실제로 다수 정치테마주는 명확한 연결고리 없이 일부 임원, 사업 이력 또는 정치적 루머만으로 테마에 편입되는 경우가 많아 주가 급등 후 급락 가능성도 상존한다는 지적이다.

금융감독원도 정치테마주 과열에 대응해 불공정거래 특별단속에 나선 상황이다.

금감원은 "현재 정치테마주로 분류되는 종목들의 평균 자산총액은 코스피·코스닥 평균의 각각 12.8%, 49.7% 수준에 불과하며, 절반 이상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부실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테마주는 실적 등 본질 가치와 무관하게 급등락할 수 있으며, SNS를 통한 허위정보 유포는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치적 이벤트가 잦아지는 선거 시즌에는 소문성 루머와 작전 세력 유입 가능성이 높다며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한편 금감원은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선포 이후 가동 중인 정치테마주 특별단속반을 확대하고 이달부터 7월31일까지 집중 제보기간으로 운영한다. 불공정거래 혐의 적발 시에는 즉각적인 조사와 엄정 조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