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는 2일 오후 서울정부청사에서 8차 정례회의를 열고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자회사 편입 승인안을 심의하고 조건부 승인을 결정했다.
금융위는 우리금융이 제출한 '내부통제 개선계획'과 '중장기 자본관리 계획'을 충실히 이행하고 이행실태를 오는 2027년 말까지 반기별로 금융감독원에 보고하도록 하는 조건을 달았다. 금감원은 이행실태를 점검해 연 1회 금융위에 보고해야 한다.
현행 금융지주회사 감독규정은 '경영실태평가 2등급 이상'을 자회사 편입 심사의 주요한 판단 기준으로 규정하고 있다. 다만 우리금융처럼 등급에 미달하더라도 '자본금 증액이나 부실자산정리' 등 예외 조건을 충족할 수 있고 금융위가 인정하는 경우 경영상태가 건전한 것으로 판단한다는 예외를 두고 있다.
금융위는 우리금융 자회사 인수 심사를 위해 지난 3월 27일, 지난달 7일, 18일, 28일 등 네 차례의 안건심사소위를 개최하고 우리금융의 자회사 편입이 시장 경쟁을 제한하는지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 협의도 진행했다.
위원들은 심사 과정에서 우리금융이 제출한 검사 지적사항 개선계획, 내부통제 개선계획, 중장기 자본관리 계획이 차질 없이 이행될 경우 경영실태평가 종합등급 개선이 가능한 만큼 금융지주회사감독규정에 따라 경영상태가 건전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보험 자회사 편입승인은 지주가 제출한 검사 지적사항 개선계획, 내부통제 개선계획 및 중장기 자본관리 계획의 이행을 전제로 하는 만큼 이들 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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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53조' 동양·ABL생명, 대형 보험사 탄생━
우리금융은 지난해 8월 중국 다자보험그룹측으로부터 동양생명 지분 75.34%를 1조2840억원, ABL생명 지분 100%를 2654억원에 각각 인수키로 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고 지난 1월 15일 금융당국에 인수 승인 심사를 신청했다.지난해 말 기준 동양생명의 자산은 34조5776억원, ABL생명은 18조6651억원으로 두 보험사의 자산은 총 53조2427억원이다. NH농협생명(53조2536억원)과 유사한 수준이다. 업계 1위인 삼성생명(275조3211억원) ▲교보생명(122조4090억 원) ▲한화생명(122조1350억 원) ▲신한라이프(59조5178억 원)에 이은 5위 규모다.
우리금융은 앞서 '우리라이프', '우리금융라이프' 등 관련 상표권을 잇달아 출원하며 보험업 진출을 준비했다. 우리금융의 보험사가 출범하면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이 될 것이란 평가다.
우리금융은 보험사 인수 후 외형성장, 당기손익 위주 전략에서 벗어나 ▲내실성장 ▲미래가치 확보 ▲건전한 자본관리를 중심으로 경영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혁신적인 상품 개발은 물론 보험 청약부터 심사, 보험금 지급 등 업무처리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하고, 은행을 통한 보험상품 판매 확대, 유휴 은행점포 등을 활용한 요양 및 헬스케어 사업 검토, 보험사 운용자산을 그룹 계열사인 우리자산운용에 위탁하는 등 그룹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을 적극 발굴하고 추진할 계획이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이날 그룹 임원들에게 "이번 결정은 내부통제, 재무구조 등 우리금융의 혁신을 전제로 한 조건부 승인으로 인수 이후에도 이를 철저히 이행하고 최종 마무리까지 긴장의 끈을 놓아선 안된다"며 "그룹사 모두 그간 준비해온 여러 과제들을 차질 없이 마무리해 자회사 편입 이후 협업 체계가 본격적으로 가동될 수 있도록 미리 빈틈없이 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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