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28개월에 세상을 떠난 권하린 양의 어머니가 억울함을 호소했다. /자료사진=이미지투데이
생후 28개월에 세상을 떠난 권하린 양의 부모가 의료 과실을 호소하며 오열했다.

지난 8일 방송된 MBC '실화탐사대'에서는 수술 후 24시간 만에 세상을 떠난 생후 28개월 권하린 양의 사연이 공개됐다. 하린 양 어머니는 "제가 큰딸이랑 신랑이랑 웃으면서 여기서 살 수가 없었다. 하린이한테 너무 미안해서 이 집에 올 수가 없었다. 하린이 땀 냄새라도 맡고 싶어서 옷을 버리지 말라고 했는데 냄새마저 희미해졌다"라며 오열했다.


어머니는 "항상 너무 예쁘게 웃는 아기였다. 늘 언니에게 양보하고 한없이 착한 아이였다. 너무 사이가 좋았다"라고 딸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렸다. 병원을 찾기 전날에도 문화센터에서 수업을 받으며 환하게 웃던 하린이는 갑작스러운 고열과 무릎 통증을 호소했다. 당시 독감이 유행이었던 시기라 부모는 해열제를 먹이며 상태를 지켜봤다.

다음날 병원을 찾은 부모는 의사의 권유로 종합병원에서 대학병원을 찾았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대학병원에서 하린 양은 화농성 슬관절염을 진단받았다. 이를 보던 MC 지진희는 "관절염 걸리기엔 너무 어린 나이 아니냐"라며 의아해했다. 화농성 슬관절염은 흔히 생기는 퇴행성 관절염과 달리, 무릎 관절에 세균 감염으로 고름이 차는 염증성 질환으로, 면역력이 약한 노인과 소아에게 더욱 많이 발병한다.

하린 양 아버지는 "정확히 기억나는 게 무릎에 염증이랑 고름 같은 게 차 있고, 일단을 이걸 빼야한다고 하더라. 이게 그렇게 생사를 왔다갔다 할 정도의 수술이라는 말은 전혀 없었다"라고 회상했다.


이후 하린이는 무릎에서 고름을 빼내는 수술을 받았다. 그런데 수술을 마치고 몇 시간 뒤, 하린이에게 이상 증세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수술 후 하린 양은 기침과 가래 등으로 고통을 호소했다. 하린 양은 열이 내리지 않았고, 구토 증상도 보였다. 부모는 이 사실을 의료진에게 바로 알렸으나, 의사는 '그건 잘 모르겠고, 소아과 협진을 해보겠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소아과 협진을 이뤄지지 않았고, 하린의 상태는 점점 악화됐다.

하린 양 어머니는 "아이가 떼굴떼굴 구르며 너무 아파했다"라고 전했다. 당시 간호사 외에는 당직의는 없었고, 계속된 도움 요청에도 의사는 오지 않았다. 애타는 부모는 담당의 진료를 거듭 요청했다. 오후가 되서야 당직의가 도착했지만 의사는 "뼈를 건드리는 수술도 아니고, 그렇게 심각한 거 아니다"라며 별다른 조치 없이 나갔다.

다시 들어와서도 의사는 1m 떨어진 채 하린이를 보고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 하린이가 응급상황이 되서야 의료진이 달려와 조치를 시작했다. 심폐소생술까지 시행했지만 결국, 하린이는 수술 후 24시간 만에 세상을 떠났다. 어머니는 그때를 떠올리며 "너무 억울했다. 건강하던 아기가 무슨 일이냐"라며 "너무 너무 잔인한 시간이었다"라고 오열했다.

병원에서 진단한 하린이의 사망원인은 패혈증 쇼크였다. 부모는 병원에서 받은 의무기록지를 보며 의구심을 표했다. 특히 부모는 사망기록지에서 청색증, 산소포화도 감소가 적혀있었음에도 이상 소견이 관찰되지 않았다고 적혀있었다. 병원 측은 "수술응 적절한 절차에 따라 무리 없이 진행됐고, 수술 직후 활력 징후 및 수술 부위 관찰에서도 특별한 이상 소견은 없었다"라고 입장문을 전했다.

이에 전문의는 "수술 행위 자체가 생명에 위험을 주진 않는다"라고 했다. 또다른 정형외과 전문의는 "면역이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릎에 있는 균은 제거를 했지만, 나머지 몸에 퍼져있는 균을 다 제거하지 못하지 않았을까"라고 추측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소아과 협진이 가장 중요했다. 소아과 전문의가 한번이라도 봤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했다.

아직도 딸이 왜 죽어야 했는지 받아들이지 못하는 부모님은 수술 후, 의료진의 대처가 다소 안일하고 미흡했다며 만약, 그때 병원의 적극적인 대처가 있었다면 결과가 달라졌을 거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