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못지않은 깊이 있는 강의로 정평이 나면서 이상일 시장은 지난 7일 서울 서초문화원에 초청돼 특별 강연을 진행했다. 서초문화예술회관 아트홀에서 열린 이날 기획 강연에서 이 시장은 '1억 달러 이상 작품들과 화가들'이라는 흥미로운 주제로 작가들의 독창적인 상상력과 섬세한 관찰력이 응축된 미술의 다채로운 세계를 펼쳐내 관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이날 특강에서 이 시장은 공식 경매와 비공식적인 개인 거래를 통해 천문학적인 가격에 거래된 미술 작품 중 최고가를 기록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살바토르 문디(구세주)'를 소개하며 상세한 설명을 곁들였다. 이 시장은 "처음에는 헐값에 거래되었던 이 작품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진품으로 밝혀지면서 무려 4억 5000만 달러(약 6400억원)에 사우디아라비아의 빈 살만 왕세자에게 판매되었다"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 시장은 이어 웬디 워홀의 '샷 세이지 블루 마릴린', 파블로 피카소의 '알제의 여인들', 뭉크의 '절규' 등 1억 달러 이상의 고가에 거래된 작품들을 보여주며 작가의 예술 철학과 독창성을 조명했다.
이 시장은 앤디 워홀에 대해 현대인의 대중적 소비 문화를 예술로 표현한 작가로서의 독창성을 발휘했다고 했다. 워홀은 즐겨 먹었던 캠벨 수프 캔을 반복적으로 그린 작품으로 대중예술의 영역을 개척했다.
이 시장은 "워홀의 그림은 단순히 캔을 그린 것이 아니라, 대량 생산되고 소비되는 시대의 인간상을 날카롭게 드러낸 예술적 비판"이라고 평했다.
이 시장은 "워홀의 대표작 중 하나인 '샷 세이지 블루 마릴린'이 2022년 경매에서 1억 9500만 달러(약 2500억원)에 낙찰됐다"며 "이는 공식 경매 사상 '살바토르 문디'에 이어 두번째로 비싸게 팔린 작품"이라며 "이 작품은 단순한 초상화가 아니라, 한 시대를 상징한 인물에 대한 사회적 메시지와 예술적 재해석이 결합된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파블로 피카소를 입체주의를 창조한 천재라며 14세 때 그린 '첫 영성체'란 작품을 보여줬다.
그러면서 그는 "피카소는 이처럼 어린 시절부터 놀라운 재주를 뽐냈는데, 당시 주류 화풍에 머물지 않고 계속 변화를 시도했으며, 결국 입체주의(Cubism)로 불리는 새로운 장르를 창조했다"며 "피카소의 작품 '알제의 여인들(Version O)'이 2015년 경매에서 약 1억7930만 달러(한화 약 1965억원)에 팔려 공식 경매사상 세번째로 높은 값이란 기록을 남겼다"고 했다.
이어 "피카소는 사물을 단 하나의 시점이 아닌, 앞·뒤·옆의 다양한 각도에서 본 형상을 하나의 평면에 종합했다"며 "3차원의 현실을 2차원 캔버스 위에 다각도로 표현한 혁신적인 시도를 통해 미술의 지평을 확장시켰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에드바르 뭉크의 대표작 '절규(The Scream)'를 통해 인간 내면의 고통과 불안을 시각화한 표현주의를 소개하며 감정을 형상화한 표현주의의 거장이라고 단언했다.
이 시장은 뭉크의 자전적 글귀인 "어느 날 저녁, 두 친구와 걷던 중 하늘이 핏빛으로 물들며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는 내용을 전하며 "절규는 단지 두려움에 질린 한 인물의 초상이 아니라, 현대인이 느끼는 실존적 공포와 불안을 응축한 작품"이라고 해석했다.
이밖에도 이 시장은 초현실주의, 다다이즘, 르네상스, 신고전주의, 베네치아 르네상스 등 다양한 미술 사조와 대표 작가들을 폭넓게 소개했다.
이날 이 시장은 청중들의 요청으로 김환기의 '우주' 등 한국의 고가 미술품도 소개하며 "예술은 화가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삶의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감성과 창조의 언어다. 도시 행정에도 상상력과 관찰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술은 작가의 관찰과 상상에서 출발하며, 우리도 일상에서 관찰과 상상의 습관을 기른다면 삶에 창조적 기쁨이 더해질 것"이라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저작권자 © ‘재테크 경제주간지’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