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1기 때와 마찬가지로 2기 첫 국빈 방문지로 사우디아라비아를 찾았다. 사우디는 앞서 약속한 대로 통 크게 6000억달러(약 853조 원)를 미국에 투자하기로 했다.
로이터 및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 왕실의 호화로운 환영을 받았다. 사우디 리야드에 도착하기 전부터 사우디 측은 전투기를 동원해 미국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호위한 채 사우디로 들어왔다. 공항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을 모하메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몸소 나와 환영했고 둘은 길게 늘어선 의장대를 지났다. 왕실 궁전(알야마마 궁전)으로 향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차량 행렬은 기병대가 호위했다.
궁전에 도착한 후 트럼프 대통령은 화려한 샹들리에 아래에서 빈 살만 왕세자가 60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약속한 것을 칭찬하며, 투자 규모가 1조 달러가 되어야 한다고 농담했다. 또 빈 살만 왕세자에게 "오늘 이 자리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재계 지도자들이 모였고, 그들은 엄청난 수표(계약 의미)를 챙겨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우디의 투자 덕에 생기는 "미국의 일자리는 아마도 200만 개에 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우디 왕족과 재계 인사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왕세자와 악수할 차례를 기다렸다. 세계 최고 부자이자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일론 머스크도 드물게 정장 차림으로 등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8년 전에도 첫 해외 순방지로 사우디를 선택했다. 2기 취임 첫날인 지난 1월21일 '또 사우디를 가장 먼저 방문할지' 묻는 말에 그는 1기 때 사우디가 미국 제품 4500억달러 구매 약속을 했기에 제일 처음 사우디를 갔는데 물가 상승분을 감안해 500억 달러를 더 내면 이번에도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사우디는 그보다 더 많은 6000억달러를 쓰겠다고 화답했다.
이번 방문에서 사우디는 그 약속을 지켜 6000억 달러를 미국에 투자하는 경제 협력 협정을 미국과 체결했다. 주요 투자 내용을 보면 우선 사우디 데이터볼트가 미국에 200억 달러를 투자해 인공지능(AI) 데이터 센터와 에너지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다. 미국의 GE 버노바가 가스터빈 및 에너지 솔루션 142억 달러를 사우디에 수출하고, 보잉사는 사우디 항공기 리스업체 아비리스에 보잉 737-8 여객기 48억 달러어치를 수출하게 된다.
한편 두 번째 방문국이 될 카타르 역시 이에 질세라 트럼프 대통령에게 4억달러에 달하는 고급 보잉 항공기를 에어포스 원으로 개조하여 백악관을 떠난 후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제안했다.
미국 민주당 의원들은 고가의 선물에 대한 법적·윤리적 문제와 함께 철저한 보안이 필요한 에어포스원으로 외국 정부가 선물한 항공기를 사용할 경우 스파이 행위 등 보안에 취약해질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트럼프는 사우디에 이어 16일까지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을 잇달아 방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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