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서한샘 정윤미 기자검찰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가운데, 윤 전 대통령에게 10년의 공소시효가 적용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금의 공직선거법 공소시효는 윤 전 대통령이 검사 재직 시절 수사를 이끌었던 국가정보원 댓글 조작 사건 이후 개정된 것이어서 그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2022년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지난해 국회의원 선거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지난 2022년 대통령 선거 당시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그 대가로 같은 해 6월 1일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경남 창원 의창에 공천받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다.


보궐선거와 함께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포항시장·평택시장 등 후보 공천에 개입하고, 지난해 총선에서 김상민 전 검사를 창원 의창에 출마시키려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있다.

피의자 신분 출석 요구 등으로 우선 김 여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검찰은 곧 윤 전 대통령도 겨눌 가능성이 크다. 윤 전 대통령에 관한 수사가 본격화할 경우 적용되는 혐의는 정치자금법 위반과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정리된다.

관건은 공직선거법 위반 범죄의 공소시효다. 통상 공직선거법 위반 범죄의 공소시효는 6개월이다. 다만 공무원이 직무·지위를 이용해 선거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는 공소시효 10년이 적용된다.

후보자 신분 당시에 했던 범죄의 경우에는 공소시효가 6개월이지만 공무원 신분인 현직 대통령 시절 이뤄진 선거 범죄에 대해서는 공소시효 10년이 적용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지난 2014년 법 개정에 따른 것인데 그 개정 과정과 법안 활용에는 윤 전 대통령의 자취가 곳곳에 남아있다.

해당 법안은 윤 전 대통령이 검사 재직 시절인 2013년 수사팀장으로서 이끈 국가정보원 댓글 조작 사건 이후 공무원의 선거 개입을 막기 위해 개정됐다. 윤 전 대통령이 국정원 댓글 조작 사건 수사로 일약 '국민검사'로 부상했던 탓에 당시 법조계에선 해당 법안에 대해 '윤석열법'이란 말도 나왔었다.

이후 윤 전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냈던 시기 수사가 이뤄졌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20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사건에서도 해당 개정안이 적용됐다. 당시 법원은 "정무수석에게 새누리당 후보자들에 대한 여론조사 실시를 지시하고 그 결과를 보고받았다면 대통령 지위를 이용했다고 봄이 타당하다"면서 공소시효 10년을 적용했다.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 재임 당시인 2019년에는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에서 바뀐 선거법을 활용해 한병도 전 정무수석을 기소하기도 했다.

이 개정안을 윤 전 대통령의 공천 개입 의혹 사건에도 그대로 적용한다면 그 공소시효는 10년으로 적용될 가능성이 큰 셈이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이 '개입' 당시 공무원 신분이었는지에 대한 해석의 여지는 남아있다.

김영선 전 의원 재보궐 공천과 관련해 명 씨와의 통화가 지난 2022년 5월 9일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는 윤 전 대통령의 대통령 취임 하루 전날이어서 당선인 신분을 공무원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있다.

반면 당선인이 대통령에게 준하는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것은 물론, 김 전 의원의 공천이 확정된 시점이 2022년 5월 10일인 만큼 개입이 실현된 것은 대통령 임기 중이라는 반론도 있다.

이와 별개로 김 전 검사에 관한 공천 개입 의혹의 경우 개입 시점이 윤 전 대통령의 재임 기간인 지난해 총선으로 지목돼 관련 공무원 신분 적용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법조인은 "윤 전 대통령에게 제기되는 의혹 가운데서도 공천 개입 의혹은 '공무원이 지위를 이용해 선거 범죄를 저지른' 경우로 볼 가능성이 높다"며 "관건은 각 개입 시점 당시 윤 전 대통령의 신분인데 법리 검토가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수사팀도 윤 전 대통령의 공천개입 의혹 등에 대한 '공무원 공소시효 적용' 여부를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