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예상치를 밑돌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앙은행장인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을 향해 또다시 기준금리 인하를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 트루스소셜에 "인플레이션은 없다"며 "휘발유·에너지·식료품 등 사실상 모든 것의 가격이 내려갔다!!!"고 적었다.
트럼프는 "연준은 유럽과 중국이 했던 것처럼 금리를 낮춰야 한다"며 "너무 늦는 파월은 대체 뭐가 문제인가? 연준의 전략은 (경제를) 꽃피울 준비가 된 미국에 불공평하다"고 지적했다.
파월이 이끄는 연준은 관세 정책을 경제 불확실성 요인으로 지목하며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세 차례 연속 기준금리(현행 4.25~4.50%)를 동결하는 등 경제 지표에 기반한 신중한 통화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이날 미국 노동부는 4월 CPI가 전년 대비 2.3%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21년 2월(1.7%)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이며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4%)도 밑돌았다.
관세로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던 상품들의 가격은 경제학자들이 우려했던 것보다 덜 올랐다.
하지만 4월의 물가 상승률이 예상치보다 낮았던 건 미국 상점에 진열된 많은 수입 상품이 신규 관세가 부과되기 전에 이미 미국에 도착한 것들이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블룸버그는 이미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일부 기업들이 수요 감소를 피하기 위해 관세 부담을 스스로 흡수하려 하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아울러 이번 CPI 발표에서 항공료·호텔·레저와 같은 서비스 부문의 약세는 비필수품에 대한 수요가 둔화하고 있다는 잠재적 신호로 풀이됐다.
전문가들은 관세로 인한 물가 상승이 앞으로 더 뚜렷해질 것으로 내다본다. 마이클 핸슨 JP모건 이코노미스트는 CPI 발표 후 "6월과 7월에 관세로 인해 물가가 급등할 것으로 예측한다"며 "경제 분석가들과 연준 관계자 모두 물가 상승 압박이 얼마나 클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자신의 금리인하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 파월을 향해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 "중대 패배자" 등 노골적인 표현을 써 가며 강도 높은 비난을 계속해 왔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 백악관 인사들은 연준이 관세 정책의 긍정적 효과를 간과하고 있다며 연준의 금리 동결에 공개적으로 실망감을 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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