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들의 비밀스러운 생활 (더숲 제공)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어린 시절 자연과의 깊은 교감을 통해 삶의 지혜를 터득한 주인공 페터의 시선을 따라, 숲과 나무, 그 안에 살아 숨쉬는 다채로운 생명체들의 놀라운 이야기를 담은 책이 출간됐다. 아름다운 그림과 함께 펼쳐지는 페터의 섬세한 내레이션은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숲의 신비로운 세계로 독자들을 이끈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독자들은 숲 바닥의 작은 흙 한 줌, 길가에 피어난 이름 없는 풀 한 포기, 그리고 묵묵히 서 있는 나무 한 그루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페터의 주의 깊은 관찰을 통해 우리는 땅속 생명체의 존재, 나무 내부의 복잡하고 정교한 구조와 기능, 그리고 그들이 지닌 놀라운 능력에 대한 풍부한 과학적 지식을 자연스럽게 습득하게 된다.


특히 저자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비유를 빌려 나무의 뿌리를 동물의 머리에 비견하며, 나무의 지적 능력에 대한 흥미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아카시아나무의 화학적 소통, 미모사의 놀라운 기억력, 그리고 자신의 새끼를 알아보고 보호하는 너도밤나무의 모습은 인간과 놀랍도록 닮아 깊은 인상을 남긴다.

나아가, 책은 인간 중심적인 도시 환경 속에서 훼손되어가는 숲의 안타까운 현실을 조명한다. 좁은 공간에서 제대로 자라지 못하는 도시의 나무, 딱딱한 땅에 갇혀 숨쉬기 어려운 뿌리, 뜨거운 아스팔트와 매연 속에서 고통받는 나무들의 모습은 우리에게 깊은 생각거리를 던진다.

이 책은 지구의 탄생부터 인간이 숲을 이용해 온 기나긴 역사를 파노라마처럼 보여준다. 나무의 놀라운 인지 능력, 학습 능력, 소통 방식, 그리고 생존 전략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통해 우리가 나무와 숲을 이전과는 전혀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도록 안내한다.


△ 나무들의 비밀스러운 생활/ 페터 볼레벤 원작/ 프레드 베르나르 각색/ 벤자민 플라오 그림/ 유정민 옮김/ 남효창 감수/ 더숲/ 2만 9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