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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3년 2개월 만에 튀르키예 이스탄불 협상장에 마주 앉을 것으로 보여 평화 협상에 전환점이 마련될지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유럽과 함께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시사하며 '채찍 공조'를 펼치고 있어 러시아의 양보를 얼마나 끌어낼지가 관건이다.

러시아가 미국과 유럽의 '조건 없는 30일간 휴전'을 수용할 경우 종전 협상이 교착 상태를 벗어나 탄력을 받게 되겠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쉽사리 물러설 분위기가 아니라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

푸틴 불참에 장관급 회담 가능성…트럼프·젤렌스키 출격 대기


15일(현지시간)로 예고된 이번 회담은 아직 정확한 성사 여부나 구체적인 일정이 발표된 건 아니다. 유럽의 30일 휴전 압박에 푸틴이 '우크라이나와 양자 대화'로 반응하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양자 정상회담'으로 받아치며 논의가 진전되는 중이다.

푸틴이 먼저 제안했지만 푸틴이 직접 참석할 가능성은 낮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3일(현지시간) 로시야1 인터뷰에서 "우리 대표단은 거기(이스탄불)에 있을 것"이라면서도 러시아 대표단의 구성원이나 회담 시간에 대해선 "대통령의 지시가 있으면 발표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전직 크렘린궁 관리를 인용해 러시아 대표단으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보좌관을 예상했다.

젤렌스키가 정상회담이 아닌 장관급 회담이라도 수용할 경우 안드리 시비하 외무장관과 우스템 우메로우 국방장관, 안드리 예르마크 대통령실 비서실장 등을 보낼 수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자 회담으로 제안됐지만, 미국 역시 중재를 위해 이스탄불로 향한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 키스 켈로그 우크라이나 특사가 튀르키예로 날아가기로 해, 3자 회담 형식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물론 젤렌스키에 이어 트럼프가 필요하다면 자신도 회담에 참석할 수 있다고 밝힌 만큼 푸틴이 전격적으로 참석을 결정할 경우 3자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젤렌스키는 튀르키예에서 푸틴을 직접 기다릴 예정이고, 트럼프는 마침 중동 3개국을 순방 중이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1일 쿠르스크주를 해방하는 데 도움을 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 군인들의 전투능력과 용감성, 영웅주의에 대해 평가했다고 2면에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트럼프, 유럽과 '30일 휴전' 압박 공조…푸틴 반응 주목

우크라이나와 미국, 유럽 동맹국들은 러시아가 최소 30일간의 포괄적이고 무조건적인 휴전(지상·공중·해상 포함)에 동의하는 것을 협상의 진정성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본다.

푸틴의 대화 제안이 미국과 유럽이 러시아를 향해 30일간 휴전을 수용하라고 최후통첩을 보낸 직후에 나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TF1 프라임타임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30일간의 조건 없는 휴전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러시아에 며칠 내로 새로운 제재를 부과할 계획"이라며 "이 문제에 대해 (미국 등과)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금융과 에너지 부문 추가 제재를 언급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도 이날 러시아가 휴전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유럽 동맹국들이 러시아에 대한 "중대한 제재 강화"를 시행하겠다며 역시 금융·에너지를 들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러시아 쪽에 기울어 서방의 우려를 자아냈던 트럼프가 지금은 유럽과의 공조를 꾀하며 푸틴을 압박한다는 게 논의 진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변수다.

러시아는 휴전이 선결 조건이 아니라 협상 대상이라는 유보적 태도를 보여, 회담 시작 전부터 팽팽한 기 싸움이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에 앞서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회담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배석했다. 2025.04.26 ⓒ AFP=뉴스1 ⓒ News1 이지예 객원기자


러, 3년전보다 강경할 수도…휴전에 제재완화 요구할 듯

3년 만에 성사되는 양국의 직접 대화에 국제사회는 기대와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압박 공조에도 불구하고 푸틴이 전향적인 태도를 보일지는 확실치 않다.

30일 휴전안을 수용하더라도 서방의 제재 해제를 조건으로 내걸 가능성이 있고, 시간이 흐를수록 점령지를 넓혀 온 러시아가 3년 전보다 더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하며 여전히 시간끌기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러시아가 대화를 제안한 목적이 휴전 자체가 아니라, 국제사회의 압박을 회피하고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통해 제재 완화를 노리려 한다는 의심이다.

블라디미르 자바로프 러시아 상원 국제문제위원회 제1부위원장은 러시아 국영방송에 출연해 "우리의 조건들은 아마 2022년 3∼4월보다 더 강경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의 영토를 점령하고 이를 헌법에 명시하는 등 상황이 변했고 추가 조건들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네츠크·루한스크·자포리자·헤르손 등 돈바스와 노보로시야 지역을 병합한다는 내용을 명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푸틴이 "분쟁의 근본 원인 해결"과 "지속적 평화 회복"을 목표로 제시한 만큼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포기와 중립국화, 러시아 점령지 병합 인정 등 기존의 강경한 조건에서 물러설 가능성은 적다. 2022년 협상 결렬의 책임을 우크라이나에 돌리며 이번 15일 회담을 '협상 재개'로 표현한 것도 같은 맥락일 수 있다.

러시아의 정치 분석가 블라디미르 파스투코프는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푸틴이 트럼프의 제안을 받아들여 전쟁을 끝낼지, 여름에 군사작전을 강화해 우크라이나군을 패배시킬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고 진단했다.

타티아나 스타노바야 카네기 유라시아 러시아센터 선임연구원은 푸틴의 목표가 여전히 우크라이나라는 국가의 해체에 있다면서도 "전술은 변화할 수 있다. 푸틴이 현재 러시아군이 통제하지 않는 영토에 대한 요구를 일시적으로 철회하고 전선을 동결하는 대가로 제재 완화를 고려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