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부산·진주=뉴스1) 한재준 한병찬 정윤미 박소은 기자6·3 대통령 선거 주자들이 대구·경북(TK)에 이어 부산·울산·경남(PK)에서 집중 유세에 나섰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 초반부터 영남권 표심 쟁탈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보수 결집'을 위해 영남권 유세에 공을 들이는 가운데 유력 주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산토끼 공략에 나서면서 영남권이 격전지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여기에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국민의힘의 대안 세력으로 '이재명 대항마'를 자처하고 있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와 김 후보, 이준석 후보는 모두 이날 PK 지역에서 유세를 진행한다. 이재명·이준석 후보는 이틀 연속, 김 후보는 사흘째 영남권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흔들리는 TK·PK
세 주자들이 일제히 영남 유세에 나선 건 이곳의 표심이 흔들리고 있어서다. 12·3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경선 과정에서 노출된 국민의힘 내홍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보수층 결집도가 약해졌다.
한국갤럽이 뉴스1 의뢰로 지난 12~1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TK와 PK에서 김 후보의 지지율은 45%, 49%에 그쳤다. 보수 텃밭에서 과반 지지율도 못 얻은 것이다. 이재명 후보가 광주·전라에서 78%의 지지율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특히 TK에서는 이준석 후보의 지지율도 두 자릿수인 13%로 집계돼 과거 보수정당 한 곳으로 뭉쳤던 표심이 흩어지고 있다.
"박정희 정책이면 어떤가" 이재명, PK에 선물 보따리
흔들리는 TK와 PK 민심을 의식한 듯 이 후보는 전날부터 대구·경북 지역을 두루 훑으며 유권자들에게 '유연한 민주당'을 각인시키는 데 주력했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이 후보의 TK, PK 지지율은 각각 29%, 37%였다.
그는 전날 경북 구미역 유세에서 "박정희 정책이면 어떻고, 김대중 정책이면 어떠냐. 필요하면 쓰는 거고, 불필요하면 버리는 것"이라며 "먹고사는 문제가 제일 중요하다. 진영, 이념 뭐가 중요하냐"고 호소했다.
이날 부산 유엔기념공원 참배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PK 유세에 나선 이 후보는 해양수산부 및 해운 대기업의 부산 이전이라는 선물 보따리로 유권자의 표심 자극했다.
그는 부산 서면에서 "세계는 북극항로에 집중하게 돼 있다"며 이를 대비하기 위해 해양수산부를 부산으로 이전하겠다"며 "대한민국에서 제일 큰 해운회사인 HMM도 부산으로 옮겨오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박정희 마케팅' 김문수 "과학기술 대통령될 것"
선거운동 첫날부터 영남권 유세를 시작한 김 후보는 이날 진주 중앙시장 방문으로 PK 표심 훑기에 나섰다.
김 후보는 TK 유세에 이어 이날 경남 진주·사천시에서도 박정희 대통령의 업적을 내세우며 보수 결집에 집중했다.
그는 사천 우주항공청을 방문한 뒤 "박정희 전 대통령은 훌륭한 과학자를 찾아 포스코, 자동차, 조선, K-방산을 확실히 밀어줬다"며 "우주항공 부분은 과학기술 영역을 떠나 미래 국력에 관련된 핵심 산업 분야"라고 했다.
그러면서 "통상적 지원이 아니라 단기간에 크게 세계적 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집중적으로 지원할 것을 약속한다"며 "과학기술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이준석 '이재명과 일대일 구도' 만들기
이준석 후보도 이날 부산을 찾아 동진 전략을 이어갔다. 이재명 후보와의 일대일 구도를 만들겠다는 전략 하에 민주당의 정책을 비판하면서 PK의 젊은 표심을 공략했다.
그는 부산대학교를 찾아 이재명 후보의 '서울대 10개 만들기' 프로젝트에 대해 "결국 거짓말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내에서 논란이 된 '여성 출산 가산점 제도'에 대해서는 "여성, 여성하면서 득표 도구로만 쓴 정당이 출산 가산점이라는 희한한 아이템으로 국민을 실망시켰다"라며 "출산한 여성과 출산을 하지 않거나 못한 여성을 갈라치기하겠다는 의도"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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