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은 15일 오전 온라인 기업설명회를 열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약가 인하 정책 등 대외 변수에 대한 대응 전략과 주요 사업 전망을 공유했다. 이 자리에서 서 회장은 짐펜트라 실적 부진과 관련된 시장 우려를 상당 시간 할애해 해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기업설명회는 최근 짐펜트라의 기대 이하 실적 발표 이후 시가총액이 급락하는 등 주가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마련됐다. 셀트리온은 지난달 초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가 기존 6위에서 현재 11위로 밀려났다. 전날 기준 시가총액은 34조4073억원이다.
짐펜트라의 부진의 원인으로 미국의 복잡한 유통망을 간과한 점을 꼽았다. 서 회장은 "바이오시밀러를 기준으로 PBM(처방약급여관리업체)에 등재되면 곧바로 보험사 리스팅까지 이어져서 오리지널 의약품도 그럴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보험사 등재까지 약 8~9개월이 소요된다"며 "가장 큰 대형 보험사의 경우 9개월째 리스팅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시장의 유통 구조 복잡성을 초기에 잘 파악하지 못했던 나의 착오를 인정한다"고 사과했다. 다만 유럽에서 램시마SC 제형이 정맥주사 제형보다 빠르게 확산된 사례를 언급하며 미국에서도 시간이 걸릴 뿐 보험사 등재만 되면 유사한 확산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짐펜트라는 지난해 출시 당시 연매출 2500억원을 목표로 했지만 실제 매출은 360억원에 그쳤다. 올해 셀트리온 주주총회에서 연매출 7000억원 달성을 제시했으나 1분기 매출이 130억원에 그치면서 최근 목표치를 3500억원으로 낮췄다.
셀트리온은 짐펜트라의 매출 가이던스를 연이어 수정하며 주주들의 원성을 샀다. 이에 대해 서 회장은 "행정 처리에 시간이 걸리면서 회사 입장에서도 지켜볼 수밖에 없었고 스타트 커브를 그리는 시간이 예상(지난해 9월 이전)보다 너무 늦어졌다"며 "어쩔 수 없이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짐펜트라의 올해 미국 매출 목표를 기존 7000억원에서 3500억원으로 하향 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램시마가 유럽에서 성장했듯이 미국에서도 짐펜트라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분기를 거듭할수록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올해 매출 전망치는 오는 8월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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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매출 5조원 자신감… 중장기 성장 전략 '이상 무'━
트럼프 행정부의 약가 인하 정책은 셀트리온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약가 인하 추진의 골자는 미국 약이 다른 국가보다 비싸므로 (이를) 낮추고 중간 유통구조를 개선하는 것"이라며 "셀트리온은 미국에서 바이오시밀러 사업에 주력하고 있어 약가 인하에 영향이 거의 없다"고 자신했다.
서 회장은 미국 내 약가 인하의 실질적인 혜택이 병원이나 환자가 아닌 PBM 등 중간 유통업체에 집중되는 구조를 지적했다. 이로 인해 바이오시밀러와 오리지널 의약품 간 환자 체감 차이가 크지 않아 가격 경쟁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유통 구조가 단순화되면 바이오시밀러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셀트리온에도 더 많은 기회가 생길 것으로 내다봤다.
셀트리온은 낙관적인 매출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 바이오시밀러 인허가 절차 간소화가 추진되고 있고 주요 신약 개발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서다.
셀트리온은 중장기 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바이오시밀러와 신약 개발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2030년까지 총 23개, 2033년까지 34개, 2038년까지 40개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2035년까지 ADC(항체약물접합체), 다중항체 등 신규 모달리티 기반 신약의 임상 진입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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