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창단 첫 우승에 도전하는 프로농구 창원 LG 행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시리즈 시작 후 3연승으로 손쉽게 정상에 오르는 듯했지만, 4~5차전 연속 대패를 당하면서 사상 첫 '리버스 스윕'의 희생양이 되는 것 아니냐는 암울한 전망이 고개를 들었다.
LG는 지난 13일 서울 SK와 챔피언결정전(7전 4선승제) 5차전에서 56-86으로 대패했다. 파죽지세로 3연승에 성공, 우승에 1승만을 남겨뒀던 LG는 4차전(48-73)에 이어 또 크게 지면서 이제 쫓기는 처지가 됐다.
2연패 과정이 너무 좋지 않았다. 3연승 때 보여준 경기력이 완전히 사라졌다. 4차전에서 48점을 넣는 데 그치며 역대 챔피언결정전 한 경기 최소 득점 불명예를 안은 데 이어 5차전에서도 30점 차 완패를 당했다.
시리즈 전적 3승2패로 앞서 있는 LG가 여전히 유리하지만, 워낙 4, 5차전에서의 경기력이 좋지 않았고, SK의 기세가 하늘을 찌르다 보니 리버스 스윕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예상이 나온다.
LG도 예기치 못한 연패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조상현 LG 감독은 5차전 종료 후 착잡한 표정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며 고개를 숙였다. 4차전 패배 후 분위기를 다잡고 총력전을 펼치겠다고 선언했지만 막상 경기에 들어가니 준비했던 전술과 주문했던 플레이가 전혀 나오지 않았다. 그야말로 '완패'였다.
LG는 주전 선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팀이다. 아셈 마레이와 칼 타마요를 중심으로 유기상, 양준석, 정인덕이 핵심 자원이다. 1~3차전에서는 이들의 유기적인 플레이가 빛을 발하면서 손쉽게 승리를 따냈다.
그러나 4차전을 기점으로 장점이 약점으로 돌변했다.
1~3차전에서 엄청난 활약으로 승리를 책임진 타마요가 4차전과 5차전에서는 모두 한 자릿수 득점에 그쳤고, 다른 선수들도 상대와의 피지컬 싸움에서 밀리면서 앞선 경기들에서 SK를 괴롭혔던 플레이가 나오지 않았다.
LG는 주전 선수들이 부진하자 크게 휘청였고, 속절없이 무너졌다.
4강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까지 쉼 없이 달린 주전 선수들이 체력 문제에 직면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전희철 SK 감독은 "4차전을 치르면서 LG 선수들이 지쳤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고, 안영준 역시 "우리도 부상자가 많지만, 상대도 지친 게 보인다"며 LG 선수들의 에너지가 떨어졌다고 밝혔다.
실제로 조 감독은 4차전과 5차전 모두 분위기가 SK로 넘어가자 주전 선수들을 일찌감치 뺐다. 그는 "우리 팀 특성상 흐름이 넘어가면 주전들의 체력을 비축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시리즈가 길어지면 LG에 좋을 게 없다.
일단 연이은 대패로 침체된 분위기를 끌어올려야 한다. 혈기 넘치는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라 좋을 때는 신바람을 타지만 흔들릴 때는 속절없다. 허일영 등 베테랑 선수들이 안팎에서 중심을 잡아야 한다.
6차전은 15일 LG의 홈 창원체육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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