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3월 일정을 끝으로 잠시 숨을 고르던 축구대표팀이 다시 바쁘게 움직인다.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이 6월로 마무리되면 곧바로 '본선 모드'다. 올해 '역대급 무더위'가 찾아올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데, 축구대표팀의 뜨거운 여름은 더 빨리 시작된다.
홍명보 감독은 오는 26일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월 열리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마지막 두 경기, 이라크와 쿠웨이트전을 위한 소집 명단을 발표한다.
이라크와 9차전은 6일(이하 한국시간) 이라크 바스라에서 원정경기로 펼쳐진다. 10일 쿠웨이트와의 최종 10차전은 국내에서 열리며 장소는 미정이다.
현재 축구대표팀은 4승4무 승점 16점으로 B조 선두를 달리고 있다. 요르단이 2위(3승4무1패 승점 13)고 이라크가 3위(3승3무2패 승점 12)다.
각조 상위 2팀이 본선 직행권을 가져가는데, 한국은 남은 2경기에서 승점 1점만 추가해도 자력 진출하는 유리한 고지에 올라 있다. 이라크에서 홀가분하게 본선행을 확정한 뒤 안방에서 팬들과 월드컵 출정식을 진행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다.
9부 능선을 넘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본선행이 유력하지만 끝까지 방심할 수는 없다. 특히 6월은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이재성, 황인범 등 주축 선수들의 '시즌'이 끝났을 때라는 걸 고려해야한다. 유럽리그가 막을 내려 선수들의 체력도 감각도 떨어진 상황이기에 한창 진행 중인 K리그 선수들과 적절한 조합으로 경기에 임해야한다.
'11회 연속 본선진출'이라는 이정표를 세우면 곧바로 7월, 국내에서 열리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 참가한다.
동아시아 축구 최강을 가리는 대회로 남녀 각각 4개 팀이 풀리그를 벌여 우승팀을 가리는 방식이다. 남녀부 모두 한중일 3국은 본선에 직행하고 나머지 한 팀은 예선을 통해 결정된다. 대회는 7월7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되며 남자부는 용인에서 경기하고 여자부는 최종 조율 중이다.
동아시안컵은 FIFA가 정한 A매치에 펼쳐지는 대회가 아니다. 따라서 소속팀의 의무 차출 규정이 없다. 한중일 대표팀이 나서는 만큼 K리그를 비롯해 J리그와 중국 슈퍼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의 출전은 문제가 없으나 유럽파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합류하기 어렵다,
비중이 아주 큰 대회라고는 말할 수 없고 베스트 멤버도 꾸릴 수 없지만 소홀히 여길 수는 없는데 바로 '한일전'이라는 일당백 경기가 있기 때문이다.
시쳇말로 '가위바위보도 질 수 없는' 일본과의 대결이 한국에서 펼쳐지니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특히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이끄는 현재 일본은 객관적으로 한국 수준을 앞질렀다는 평가를 받는다. 월드컵을 준비하는 일본도 동아시안컵을 '제대로 치르겠다' 밝히고 있어 더 신경 쓰인다.
대표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베스트 멤버를 꾸릴 수 없는 대회이기는 하지만 이런 조건은 일본도 마찬가지"라면서 "오랜만에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대회인데 일본은 물론 중국과의 대결도 있으니 쉽게 생각할 순 없는 무대"라고 전했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시간이기도 하다. 관계자는 "유럽파들만 가지고, 베스트 멤버만으로 월드컵 본선에 임할 수는 없다"면서 "주축들을 부를 수 없는 상황에서 경쟁력 있는 새로운 얼굴을 선별한다는 중요한 의미도 지닌 대회"라고 덧붙였다.
다음 스케줄은 9월이다. 유럽파가 온전히 가세, 완전체로 평가전을 치를 수 있는 첫 일정이 9월 A매치 기간인데 축구협회가 발 빠르게 움직여 매력적인 매치업을 만들었다.
대표팀은 현지시간 9월 6일 17시(한국시간 7일 06시) 뉴저지의 레드불 아레나에서 미국과 평가전을 갖는다. 이어 9일 멕시코과 대결하는데 장소와 킥오프 시간은 조금 더 조율 중이다.
아시아 예선을 치르느라 아무래도 본선 경쟁력에 미치지 못하는 국가들과 주로 경기했던 것을 감안할 때 미국과 멕시코라는 팀은 '홍명보호의 현주소'를 파악하기에 적절한 상대다.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장소다. 월드컵 개막(2026년 6월)이 1년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현장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아주 큰 장점이다.
9월 이후 이어지는 10월과 11월 A매치 준비도 시작됐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지금도 다음 평가전을 위해 물밑작업 중이다. 월드컵 개막 전까지 남미와 유럽, 아프리카 등 모든 대륙 국가들과 평가전을 치르겠다는 계획으로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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