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 마포구 SBS프리즘타워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서 각 정당 대선 후보들이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김문수, 민주노동당 권영국, 개혁신당 이준석,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 사진=국회사진취재단
제21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18일 개최된 대선주자 4인의 첫 TV 토론회에서 각 정단 후보 간의 격한 공방이 벌어졌다.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점하고 있는 이재명에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향한 김문수 국민의힘·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파상공세가 이어진 가운데 이재명 후보는 "왜곡을 하지말라"고 응수했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김문수 후보를 '윤석열 대리인'으로 규정하며 국민이 퇴출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선후보들은 이날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1차 토론회에서 '저성장 극복과 민생경제 활성화 방안', '트럼프 시대의 통상 전략', '국가 경쟁력 강화 방안'을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각 후보는 토론에 앞서 시작발언을 통해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번 선거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하는 정말 중요한 선거이고 누가 대통령이 됐느냐가 아니라 어떤 나라가 됐느냐가 결정되는 순간"이라며 "유능한 국민의 일꾼, 유용한 도구를 뽑아서 새로운 대한민국, 진짜 대한민국을 꼭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김문수 후보는 "일자리 대통령, 민생 대통령, 경제 대통령이 되겠다"며 "일자리를 만들기위해선 기업하기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어야하고 그러기 위해 규제를 과감히 혁파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준석 후보는 "이번 대통령 선거는 과거와 미래의 대결로 우리 대한민국이 낡은 질서를 허물고 압도적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며 "저야말로 압도적 새로움, 미래를 여는 선택"이라고 했다.


권영국 후보는 "노동자, 농민, 자영업자,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이주민들까지 이들의 삶이 더 이상 밀려나서는 안 된다"며 "불평등한 세상, 가라토양, 저소년부 차별 없는 나라 새로운 평등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본격적인 토론이 시작되면서 날 선 공방이 오갔다. 김문수·이준석 후보는 토론 초반부터 이재명 후보의 이른바 '호텔 경제론'과 '커피 원가 120원' 발언을 부각하며 흔들기에 나섰다.

이준석 후보는 "지금 이 후보에 대해 많은 지적이 들어오고 있는데 '호텔경제학'이라고 들어보셨나"라며 "그게 경제가 순환하면 케인스 이론의 승수효과(정부 지출을 늘릴 경우 지출한 금액보다 많은 수요가 창출되는 현상) 같은 것을 노리고 하신 말이냐"라고 물었다.

'호텔경제학'은 이재명 후보가 지난 16일 전북 군산 유세에서 한 발언에서 나온 것으로 소비자가 호텔에 10만원의 예약금을 낸 후 숙박 없이 환불받더라도 예약금 10만원은 인근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거치면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한다는 주장이다.

이재명 후보는 '호텔경제학'이라는 이준석 후보의 표현에 대해 "본인(이준석 후보)이 지어낸 것"이라며 "(호텔경제학은)성장을 말하는 게 아니고 경제의 순환이 필요하다는 걸 극단적으로 단순화해서 설명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김문수 후보는 이준석 후보를 거들며 "이재명 후보는 커피 한 잔 원가가 120원이라고 해 파장이 컸는데 자영업자들을 모욕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재명 후보는 "원재룟값을 예로 든 것일 뿐, 전체 원가로 해석한 건 왜곡"이라고 응수했다.

이재명 후보가 '친중'이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는 최근 중국과 대만에 관여하지 말고 모두 '셰셰(감사합니다의 중국어 표현)'하면 된다'라고 발언해 비난을 받았다"며 "이건 너무 친중국적 입장 아니냐"고 따져물었다.

이재명 후보는 "단편적인 생각"이라며 "제가 드리는 말씀은 국익을 중심으로 판단해 대만과 중국 간의 분쟁에 우리가 너무 깊이 관여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상을 존중하고 우리는 거리를 유지해야 된다, 대만과 중국이 다툼을 대만에도 좋은 관계를, 중국에도 좋은 관계를 다른 나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말씀을 드린 것"이라며 "그걸 '친중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정치인으로서는 좀 적절치 않다"고 부연했다.

이준석 후보는 물러서지 않고 "그런 관점이라면 트럼프가 '한국이 북한하고 좀 싸우면 어때? 우리 그냥 둘 다 셰셰하면 되지' 이렇게 나오면 곤란한 거 아닌가"라고 응수했다.

이재명 후보는 "일반적인 사례와 특수 상황에 대한 사례를 좀 구분하시라"며 "뭐든지 극단화하고 있는데 지금은 통상적인 외교와 통상적인 무역, 그리고 통상적인 국제 관계에 얘기를 하는 것이고 침략이나 전쟁이 벌어진다든지 하는 상황은 또 다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후보도 이재명 후보를 상대로 "성남시장 시절 사드 배치를 철회해야한다고 주장했고, 민주당 대표 시절에는 주한중국대사의 협박성 발언에도 침묵했다"며 "미국 입장에서는 끔찍할 정도의 메시지를 (이 후보가) 계속 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후보는 "외교는 언제나 국익 중심으로 가야 한다"며 "한미동맹은 대한민국 외교·안보의 기본 축으로 발전·심화시켜야 하는 게 분명하고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도 중요하므로 잘 관리해야 한다. 외교는 실사구시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노란봉투법 등 노동정책을 놓고도 이재명 후보에 대한 공격이 있었다. 김문수 후보는 이재명 후보에게 "대통령이 되면 노란봉투법을 또 밀어붙일 생각인가"라며 "(윤석열 정부에서)노란 봉투복에 대해서는 두 번이나 거부권을 행사했는데 또 밀어붙일 계획인가"라고 질의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노란봉투법은 대법원 판례가 이미 인정하는 것"이라며 "국제노동기구에서도 다 인정하는 거라서 당연히 해야한다"고 답변했다.

반면 김문수 후보는 "노란봉투법은 사실 헌법에도 민법에도 안 맞고 계약 자체도 성립되지 않는 부분인데 계속 무리하게 밀어붙이면 사실상 우리나라에서 기업을 할 수 있겠나"라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재명 후보는 자신이 유세 과정에서 한 발언을 재차 문제삼는 김문수·이준석 후보에게 "토론과 대화를 하려면 상대를 존중하고 왜곡하지 말아야 한다"며 "상대의 말을 왜곡하고 조작을 해서 '니가 이렇게 말했지' 이렇게 주장을 하면 이건 토론이 아니라 싸우자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한편 권영국 후보는 이날 김문수 후보의 사퇴를 촉구했다. 권영국 후보는 "김 후보는 지금 윤석열을 감싸고 대선에 나왔고 탈당이란 말도 못한채 뜻대로 하라고 말했는데 이쯤 되면 내란 원이 윤석열의 대리인 아니냐"며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시고 사퇴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는 기본적으로 민주 헌정 질서를 유린했던 정당의 노동부 장관이었다"며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내란을 옹호하고 윤석열씨를 비호했던 사람을 국민 여러분께서 퇴출시켜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