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카타르)=뉴스1) 안영준 기자 = 한국 남자 탁구의 간판 임종훈(한국거래소)이 빠듯한 일정과 전술 미스가 겹치며 쓰린 패배를 당했다.
임종훈은 18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루사일 스포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5 세계탁구선수권 남자 단식 128강에서 하리모토 도모카즈(일본)에 1-4(7-11 6-11 1-11 16-14 3-11)로 패배, 첫 경기 만에 탈락했다.
임종훈에겐 큰 점수 차 패배뿐 아니라 이해하기 어려운 일정 탓에 더 속이 쓰린 날이었다. 경기 준비를 제대로 할 수 없을 만큼 촉박한 일정 속에서 하리모토전에 임했기 때문이다.
임종훈은 이날 오후 4시 신유빈과 함께 카타르 대학교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혼성 복식 64강전을 치렀다. 접전을 주고받은 이 경기는 오후 4시 50분께 마무리됐다. 이후 인터뷰를 짧게 마친 임종훈은 숨 고를 틈도 없이 곧바로 차량으로 15분 거리의 루사일 스포츠 아레나로 이동해야 했다.
임종훈은 오후 6시 40분 치러질 하리모토와의 남자 단식을 불과 1시간여 남기고 간신히 경기장에 도착했다.
숨 고를 틈도 없이 남자 단식에 나선 임종훈은 이후 19일 오전 0시 30분 다시 카타르대학교로 돌아와 안재현(한국거래소)과 함께 남자 복식 128강전을 치렀다.
탁구는 한 명의 선수가 여러 종목에 출전하는 경기가 많아 국제대회라도 하루 3경기를 치르는 등 여러 경기를 소화하는 게 낯선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이번 경우는 너무 촉박했다. 심지어 경기 장소도 달라 경기 직전 차를 타고 다음 경기 장소로 이동해야 해 컨디션 관리가 더 어려웠다.
임종훈은 "졌기 때문에 무슨 말을 하더라도 핑계가 될 수 있다"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국제 대회를 다니면서 이런 일정은 처음이다. 심지어 전날 난 경기가 하나도 없었다. 그랬다면 오늘 굳이 이런 빠듯한 일정을 짜지 말고 전날 한 경기 정도를 배치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은 있다"며 안타까움을 숨기지는 못했다.
마침 이날 임종훈은 하리모토를 상대로 '연결'로 승부를 보려는 전략이 읽히면서 큰 점수 차로 패해 아쉬움은 더 컸다.
탁구협회 관계자는 "처음 일정을 받아들었을 때부터 항의를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일에서야 빨리 이동할 수 있도록 조치해 주겠다는 답변만 들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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