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계의 '별'인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의 사망 4주기가 됐다. 사진은 2021년 6월7일 세상을 떠난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 빈소에 세워진 영정사진. /사진=머니투데이
2021년 6월7일 대한민국 축구의 큰 별이 졌다.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이 췌장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향년 49세.

그라운드의 '유비'이자 '2002 월드컵의 영웅'으로 불린 유상철은 특유의 온화하고 다정한 미소로 사랑받았다. 그러나 2019년 11월 췌장암 4기 판정을 받았고 1년 8개월 동안 병마와 싸우다 하늘의 별이 됐다.
그라운드의 지략가 '유비' 유상철… 전 국민 울린 투지·투혼의 아이
1971년 서울에서 태어난 유상철은 1994년 K리그 울산 현대(현 울산HD)에서 프로에 데뷔했다. 그에게 '유비'라는 별명이 붙은 이유는 그라운드의 지략가로서 온화하고 세심한 성격과 대비된 강한 리더십 때문이었다. 당시 유상철은 불과 데뷔 몇 년 만에 한국 축구 역사상 최고의 만능형 유틸리티 플레이어라는 평가받았다.


유상철의 활약은 국가대표로서도 빛났다. 2001년 컨페더레이션스컵 한국-멕시코전에서는 코뼈가 부러진 상태로 헤딩골을 기록해 대한민국의 승리를 이끌었다. 당시 코치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경기에 뛰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며 결국 골까지 터뜨리는 투혼을 보였다.

특히 유상철은 2002 한일월드컵 첫 경기인 폴란드전에서 후반 8분 쐐기 골을 기록했다. 이 골은 한국 축구 역사상 첫 월드컵 승리를 이끌어냈고 유상철은 홍명보와 함께 2002 한일월드컵 베스트 11에 선정됐다. 아시아 선수로는 두 사람 뿐이다.

유상철은 2006년 현역 은퇴 후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KBS 2TV '날아라 슛돌이' 감독, 춘천기계공업고등학교 축구부 감동 등을 맡으며 경력을 쌓았다. 2019년에는 인천 유나이티드의 감독으로 선임됐다.
한국 축구계의 '별'인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의 사망 4주기가 됐다. 사진은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과(왼쪽) 축구선수 이강인 모습. /사진=유튜브 채널 '터치플레이' 캡처
"건강한 일주일이 주어진다면 강인이 경기 보고 싶어."
유상철은 부임 5개월 만에 췌장암 4기를 진단받았다. 그럼에도 팀에 대한 책임감으로 시즌 끝까지 감독직을 완주했고 인천의 극적인 1부리그 잔류를 이끈 후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유상철은 "꼭 다시 돌아오겠다"고 약속했지만 병세가 급격히 악화해 결국 세상을 떠났다.


그의 사망에 FIFA 월드컵 측은 공식 SNS를 통해 "한번 월드컵 영웅은 영원한 월드컵 영웅"이라고 애도의 뜻을 전했다. 축구계뿐만 아니라 정치권, 연예계에서도 추모 물결이 이어졌다.

특히 '날아라 슛돌이'에서 감독과 제자로 연을 맺은 축구선수 이강인의 추모가 많은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유상철은 프로그램을 통해 이강인의 천재적인 재능을 발견했고 스페인 진출을 조언하기도 했다. 그는 투병 중 "건강하게 일주일을 보낼 수 있다면 뭘 하고 싶냐"는 질문에 "강인이가 하는 경기를 직접 현장에서 보고 싶다"고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이강인은 "베푸셨던 드높은 은혜에 (제가) 보답해 드리기도 전에 먼저 세상을 떠나셔서 너무 마음이 아프다. 앞으로 더 좋은 선수가 되는 것이 감독님께 드릴 수 있는 가장 큰 기쁨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계신 곳에서 꼭 지켜봐 주십시오"라고 추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