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파리그 우승 트로피를 드는 손흥민 ⓒ AFP=뉴스1


(파주=뉴스1) 안영준 기자 =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에는 유럽 최고 권위 클럽대항전인 챔피언스리그(UCL)와 유로파리그(UEL)에서 우승한 선수들이 있다. 바로 UCL 정상에 올라 빅이어를 든 이강인(파리생제르맹)과 UEL 우승으로 무관의 한을 푼 손흥민(토트넘)이다.


벨기에 무대에서 활약 중인 또 다른 유럽파 오현규(헹크)에게는 이들의 성과가 자부심이자 큰 동기부여다.

오현규는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에 승선해, 이강인·손흥민과 함께 한솥밥을 먹으며 월드컵 예선을 치르고 있다. 지난 6일 이라크 원정에서는 후반 교체 투입돼 쐐기골을 기록, 한국의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에 기여하기도 했다.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최종전인 쿠웨이트전을 앞두고 8일 다시 소집된 오현규를 파주NFC에서 만났다. 그는 "유럽 챔피언들을 가까이서 본다는 건 축복이다. 누군가는 꿈도 꾸지 못할 일을 이뤘다"고 부러워했다.


2001년생 동갑인 이강인에 대해서는 "가끔 잘난 척을 많이 해서 보기 싫을 때도 있다"고 농담하면서도 "친구지만 정말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손흥민에 대해서도 "강팀들이 많은 UEL에서 우승했다. 어렸을 때부터 존경하는 선수이자 형이 우승했다는 자체만으로도 행복하고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오현규가 8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축구 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공개 훈련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6.8/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동료들의 성공을 가까이서 지켜본 오현규는 이제 자신이 그 큰 무대의 주인공이 되기를 꿈꾸고 있다.

마침 그의 팀 헹크도 이번 시즌 주필러리그에서 3위를 차지, 다음 시즌 'UEL 플레이오프'에 도전할 기회를 얻었다.

셀틱(스코틀랜드)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다 헹크로 이적, 이번 시즌 42경기 12골로 존재감을 보이기 시작한 오현규는 이번 시즌의 성장을 앞세워 자신도 유럽 무대에서 더 큰 활약을 펼치겠다고 자신하고 있다.

지난해 오현규는 "만약 UCL에 나가면 셀틱과 다시 붙어 내가 어떤 선수인지 보여주고 싶다"고 당찬 각오도 전했고 "유럽대항전에서 강팀들을 상대로 겨뤄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유럽대항전 도전을 앞둔 오현규의 기세는 하늘을 찌른다.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계속 골맛을 보고 있는 그는 "이제는 스스로 준비가 잘 됐다고 느낀다. 누구에게도 인정받을 자신이 있다"고 했다.

그는 국가대표팀 공격수가 된 스스로를 돌아보며 "어린 시절 책상에서 그림으로만 상상했던 소년이 그 꿈을 이뤘다"고 했다. 이제 소년의 꿈은 유럽대항전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시즌 유럽의 중요한 무대 우승 시상대마다 한국 선수가 있었듯이 내년엔 그 자리에 오현규가 서 있을 수 있다. 상상만해도 흐뭇해진다.

15일 오후 경기 용인시 처인구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4차전 대한민국과 이라크의 경기, 대한민국 오현규가 추가골을 넣은 후 기뻐하고 있다. 2024.10.15/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