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바이오산업이 3~5년 안에 후발국가에 추월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사진은 바이오USA에서 관련 발언을 한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 /사진=김동욱 기자
세계 최대 바이오산업 전시회인 바이오USA에서 국내 바이오산업 위기론이 나왔다. 투자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대로 대처하지 않는다면 수년 내 후발국가에 추월당할 수 있다는 우려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16일(현지시각) 미국 보스턴에서 진행된 바이오USA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도나 태국 등이 제3국에 너무 많은 투자를 하기 때문에 우리가 이렇게 누릴 수 있는 시간이 길지 않다"며 "3년에서 5년이면 많이 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전에 우리나라 기업들도 글로벌화돼야 하고 정책적 지원도 글로벌 관점에서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현재 한국의 바이오산업은 기술적·산업적 한계에 근접했다는 게 이 부회장 시각이다. 지금까지는 팔로워로서 성과를 냈으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내는 퍼스트 무버로서의 면모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에 가장 위협이 되는 국가로는 일본과 중국을 꼽았다. 이 부회장은 "일본은 빅파마가 있고 조그만 벤처들이 많이 나와서 (산업 성장) 속도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과 관련해서는 "옛날에는 중국의 기술을 의심했는데 이제는 그런 것 같지 않다"며 "중국 기업을 만나보면 예전과 달리 글로벌화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제 중국을 무시하지 못하겠구나 생각이 든다"고 했다.

한국 바이오산업 성장을 위해선 네거티브 규제 등을 통해 기업이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이 부회장은 설명했다.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를 자체 개발해 미국에서 성과를 낸 SK바이오팜, 오픈 이노베이션 모범 사례로 꼽히는 유한양행 렉라자 등의 사례가 나오고 있는 만큼 정부가 주도해서 산업을 살리기보다는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 부회장은 "바이오산업에서 또 다른 하나의 이정표를 만들려면 (성과 창출에 필요한 시간이) 3년에서 5년이 아닐까 (싶다)"라며 "이젠 정부가 (산업을) 끌고 가는 건 한계가 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간이 끌고 정부는 플랫폼 관련 지원을 해주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