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2018년 6월23일 92세로 눈을 감았다. 사진은 김 전 총리가 2015년 11월22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 빈소에서 조문한 후 슬퍼하는 모습. /사진=머니투데이(사진공동취재단)
2018년 6월23일 군인과 정치인, 국무총리 등을 지낸 김종필이 92세로 세상을 떠났다.

'일노삼김' 시대 주역 중 한 사람이었던 김 전 총리는 노태우 전 대통령, 김영삼 전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한 시대를 풍미한 거물 정치인이었다. 육군사관학교생에서 한국 정치계 거물이 되기까지 김 전 총리는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삼김' 시대를 풍미한 김종필 전 국무총리
김종필 전 국무총리는 5·16 군사 정변에 참여하며 정치계에 입문했다. 사진은 1962년 1월1일 새해를 맞아 최고회의 의장실을 찾은 당시 중앙정보부장이었던 김 전 총리(오른쪽)가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신년 인사를 하는 모습. /사진=뉴스1(운정김종필기념사업회 김종필 화보집)
김 전 총리는 1946년 서울대에 입학한 후 입대했다. 그는 군 생활 후 서울대를 자퇴했고 이후 1949년 육군사관학교 8기로 입교했다. 평범한 군인의 삶을 살던 그는 1961년 5·16 군사 정변에 참여하게 된다.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쿠데타를 일으킬 당시 예비역 육군 중령이었던 김 전 총리는 쿠데타에 참여하며 삶의 변화를 맞는다.


그는 5·16 군사 정변 이후 초대 중앙정보부장으로 임명되며 정계에 입문했다. 다만 김 전 총리는 초대 중앙정보부장 시절 공화당 내분으로 인해 정계에서 은퇴했다. 이후 1971년 공화당 부총재직을 맡고 제8대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같은해 6월 국무총리로 취임했다. 김 전 총리는 임기 이후 9선 의원을 지내며 김영삼 전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삼김'으로 불리며 대한민국 정치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제3공화국과 제4공화국 당시 제2인자였던 김 전 총리는 김영삼 전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 이철승 전 국회의원과 함께 박정희 전 대통령의 후계자로 거론됐다. 1971년 6월4일부터 1975년 12월18일까지 대한민국 제11대 국무총리, 1998년 3월3일부터 2000년 1월12일까지 제31대 DJP 연정 국무총리를 역임하기도 했다.
다사다난했던 정치인의 삶, 43년 만에 정계 은퇴
정치계 거물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2018년 6월23일 세상을 떠났다. 사진은 김 전 총리가 별세한 2018년 6월23일 현대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 영정이 놓여 있는 모습. /사진=머니투데이
김 전 총리는 1962년 중앙정보부장 시절 오히라 마사요시 일본 외무장관을 만나 한일 협상에 합의했다. 해당 협상에 대해 1964년 3월 학생 시위가 시작됐다. 굴욕스러운 한일 회담을 반대한 시위는 같은해 6월3일 절정에 달해 6·3 한일 협정 반대운동으로 이어졌다. 당시 박정희 정권은 비상계엄을 선포하며 한일 협상을 지속해 1965년 6월22일 한일 기본조약이 조인됐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 정치적 동반자였던 김 전 총리는 박 전 대통령과 끊임없이 갈등을 겪었다. 이에 그는 1975년 12월18일 국무총리직에서 전격 경질됐다. 이후 그는 국회의원으로 정치 생활을 옮겼다.


박정희 전 대통령 타계 후 1979년 11월12일 민주공화당 당무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총재로 선출된 김 전 총리는 당시 김영삼 전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로 부각됐다. 하지만 1980년 5월18일 5·17 비상계엄 확대 조치로 보안사에서 체포돼 감금됐다. 1980년 9월 그는 전두환 신군부에 의해 재선 헌납 강요, 정계 은퇴 각서를 썼다. 김 전 총리는 정치 활동 정지로 인해 7년 동안 야인생활을 했다.

1987년 정치계로 복귀한 김 전 총리는 그해 10월 신민주공화당을 창당한 후 총재로 추대됐고 다시금 정치인으로 활동했다. 그의 정치 생활은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시기에 끝맺었다. 김 전 총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하자 처음엔 반대했다. 하지만 이후 의원들의 자유의사로 돌리며 사실상 중립을 선언했다.

탄핵 역풍을 맞은 자유민주연합은 제17대 국회 선거에서 비례대표 국회의원 전원이 낙선하는 등 위기를 맞는다. 김 전 총리도 당시 낙선해 43년 만에 정치계에서 퇴장했다. 정계 은퇴 후 김 전 총리는 2008년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치료와 재활을 받던 김 전 총리는 2018년 5월쯤 건강이 악화됐다. 결국 2018년 6월23일 서울 중구 신당동 자택에서 호흡곤란 증세를 일으켜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결국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