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영국 출신 현대조각의 거장 안토니 곰리가 대규모 개인전 '드로잉 온 스페이스'(Drawing on Space)개최를 앞두고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 뉴스1 김정한 기자


(원주=뉴스1) 김정한 기자 = 한솔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뮤지엄 산이 20일부터 11월 30일까지 영국 출신 현대조각의 거장 안토니 곰리의 대규모 개인전 '드로잉 온 스페이스'(Drawing on Space)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뮤지엄 산 청조 갤러리 전관(1, 2, 3관)에서 펼쳐진다. 조각 7점, 드로인과 판화 40점, 설치작풉 1점으로 구성된 총 48점을 선보이는 국내 최대 규모의 안토니 곰리의 개인전이다.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공동으로 설계한 뮤지엄 산의 새로운 공간 '그라운드'(Ground)도 첫선을 보이는 자리다. 예술, 자연, 조각의 조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으로 관람객들에게 다가간다.

전시 제목인 '드로잉 온 스페이스는 안토니 곰리가 오랜 기간 몰두해 온 조각과 공간, 신체의 관계를 나타낸다.


안토니 곰리의 대규모 개인전 '드로잉 온 스페이스'(Drawing on Space) 전시 공간 청조 갤러리 3관. ⓒ 뉴스1 김정한 기자


19일 강원 원주시에 위치한 뮤지엄 산에서는 전시장 투어와 함께 곰리의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안도 다다오 역시 일본에서 영상을 통해 전시회 시작을 축하했다.

안도 다다오는 "이번 전시는 단순한 공간의 점유가 아니다"며 "원주의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관람자에게 몸과 감각을 통해 공간을 새롭게 인식하는 시간을 체험시키는 시간이다"고 말했다.

이어 안토니 곰리는 "그라운드 공간 완성은 전날 이루어졌다"며 "이날 생애 첫 순간을 맞아 삶과 예술의 관계를 조망하는 여정이 시작됐다"고 전시회 개최 소감을 밝혔다.

청조 갤러리 1관에서는 연작 '리미티드 필드'(Limited Field)를 만날 수 있다. 경계의 영역을 다룬 이 조각들은 기포처럼 가볍고 유동적인 형상으로 구현된 7점의 인체 형상들로 구성된다.

청조 갤러리 2관에는 곰리의 드로잉 및 판화 연작이 소개된다. '바디 앤 소울'(Body and Soul)은 곰리가 '몸 안의 암흑'이라고 표현한 인간 내면의 감각과 의식 구조를 보여준다. '룩스'(Lux)는 빛과 어둠 사이에서 인간이 주변 환경과 맺는 관계를 탐색한다.

청조 갤러리 3관에서는 '오비트 필드 2'(Orbit Field II)가 펼쳐진다. 곰리 조각의 핵심 개념을 집약한 공간 설치작업이다. 허리를 숙이고 작품 속을 가로지르는 체험은 갈람자의 신체를 조각의 일부로 글어들여 공간에 생명력을 부여한다.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공동으로 설계한 뮤지엄 산의 새로운 공간 '그라운드'(Ground). ⓒ 뉴스1 김정한 기자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타타오와 곰리가 협업한 '그라운드'다. 내부 직경 25m, 천고 7.2m, 직경 2.4m의 원형 천장을 갖춘 돔 형태의 공간으로, 뮤지엄 산의 플라워 가든 아래에 조성됐다.

빛이 원형 천장으로 유입되는 그라운드는 이탈리아 로마 판테온으 약 4분의 3 규모로 웅장함을 자랑한다. 관람자는 내부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부터 온갖 소리가 섞이고 증폭되어 공명되는 것을 체험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관람자는 단순한 감상자가 아니라 참여자가 되어 공간 울림을 통한 내면의 몰입과 성찰을 경험하게 된다.

안토니 곰리는 이 작품에 대해 "당초 의도했던 것보다 증폭이 훨씬 크다"며 "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더 역동적인 생명력을 만들어 내고 있음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