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피알이 아마존 뷰티 카테고리 검색량에서 1위를 차지하며 자체 브랜드력을 입증했다. 23일 에이피알은 종가 기준 시가총액 5조3756억원으로 국내 뷰티업계 2위인 LG생활건강의 시총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사진=에이피알
K뷰티 기업 에이피알(APR)이 미국 아마존 뷰티 카테고리 검색량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며 자체 브랜드 파워를 높여가고 있다. 최근 애경산업을 밀어내고 국내 뷰티업계 시가총액 3위를 차지한 데 이어 지난 23일 처음으로 LG생활건강마저 넘어선 게 모두 '이유 있는 성장'이라는 평가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에이피알은 전 거래일 대비 1500원(1.07%) 상승한 14만1300원에 장을 마쳤다. LG생활건강은 7000원(2.01%) 내린 34만1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종가 기준 에이피알의 시가총액은 5조3756억원, LG생활건강은 5조3336억원으로 집계돼 에이피알이 LG생활건강 시가총액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업계는 이번 에이피알의 시가총액 역전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닐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아마존에서 에이피알의 성장세가 심상치 않아서다. 매출뿐 아니라 소비자가 직접 찾은 검색어 순위까지 상승하며 그동안 K뷰티의 약점으로 지적돼 온 '인지도 없는 가성비 K브랜드'의 한계를 넘어섰다는 분석이다.

올 5월 미국 아마존 뷰티 카테고리 검색 트래픽 TOP10 데이터를 살펴보면 에이피알의 대표 브랜드 메디큐브는 40만4749건의 검색량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2위 록시땅의 '쏠 데 자네이로' 30만598건을 크게 앞서는 수치다.

메디큐브의 월평균 검색 트래픽은 지난해 10월 10만여건에서 올해 4월 35만여건, 5월 40만여건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최근 트래픽은 아마존에서 가장 핫한 K뷰티 브랜드로 꼽히는 아누아 12만여건, 라네즈 17만여건, 조선미녀 10만여건의 검색량을 모두 합친 것과 맞먹는 수준이다.
신제품 출시·시장 확대 예정… 중장기 성장 가능성 충분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메디큐브 광고 송출 장면. /사진=에이피알
에이피알의 수출 비중은 올해 1분기 기준 71.1%로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미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고 유럽은 시장 진출 초기 단계이며, 일본 오프라인 확대도 예정되어 있어 향후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에이피알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2660억원, 영업이익 54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8.6%, 96.5%의 성장률을 달성했다. NH투자증권은 24일 리포트를 통해 에이피알의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실적을 매출 2915억원, 영업이익은 621억원으로 전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87%, 122% 증가한 수치다.

정지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디바이스 신제품 출시와 함께 장기적으로 뷰티 영역 매출이 확대될 전망"이라며 "2027~2028년 스킨부스터와 의료용 미용기기 출시까지 고려하면 중장기 성장 스토리도 충분한 종목"이라고 평가했다.

권우정 교보증권 연구원은 "요즘 에이피알을 두고 '메디큐브 단일 브랜드로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과 같은 종합 브랜드 기업 수준의 밸류가 가능하냐'는 질문을 자주 듣는데, 글로벌 현지에서 바이럴 효과로 흥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에이피알의 성장은 단순 추정의 영역을 넘어서는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조심스럽게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