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올 시즌 트레이드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는 KT 위즈가 또 한 번의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이번엔 LG 트윈스의 좌완 영건 임준형(25)을 영입했다.
KT는 26일 LG에 포수 김준태(31)와 내야수 천성호(28)를 내주고 투수 임준형을 받아오는 트레이드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주전급 선수가 오간 '빅딜'은 아니지만, 트레이드 주체가 KT라는 점에선 관심이 쏠린다. KT는 여러 차례 트레이드로 재미를 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KT는 이달 초에도 롯데 자이언츠와 트레이드를 진행했다. 좌완투수 박세진을 주는 대신 이정훈을 데려오는 트레이드였는데, 현재로선 '대성공'이다.
이정훈은 KIA 타이거즈와 롯데에서 타격 재능을 인정 받았지만 애매한 수비 위치 등으로 인해 자리를 잡지 못했다. KT는 이정훈에게 무리한 수비를 맡기기보다는 타격에만 집중하게 하고 있다.
때마침 주전 지명타자인 강백호가 부상으로 빠진 시점이었는데 이정훈이 이 자리를 제대로 꿰찼다.
올 시즌 줄곧 2군에만 머물던 이정훈은 트레이드 직후 1군에 올라왔고, 현재까지 17경기에서 0.333의 타율에 2홈런 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60으로 활약 중이다.
출전한 17경기 중 12경기에서 안타를 생산할 정도로 꾸준히 제 몫을 해내고 있고, 최근엔 4번타자로 출전하는 일도 잦아지고 있다.
KT가 부진이 계속되는 외인 멜 로하스 주니어를 2군에 내려보낼 수 있었던 것 또한 이정훈의 존재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런 가운데 이번엔 좌완 투수 임준형을 영입했다. KT는 마운드가 강한 편이지만 대부분 우완에 편중돼 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트레이드였다.
임준형은 2019년 2차 8라운드 전체 75순위로 LG의 지명을 받았다. 입단 이후 현재까지 1군에서 소화한 경기가 39경기에 불과하다.
KT가 내준 천성호, 김준태는 이미 1군에서 많은 경기를 뛰었고 보여준 것도 있는 반면, 임준형은 아직 가능성만 내비친 미완의 투수다. 이번 트레이드가 LG에 득이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이강철 KT 감독은 투수 조련에 일가견이 있는 지도자다. 이미 여러 차례 이를 입증해 보이기도 했다.
당장 시즌 전 오프시즌엔 SSG 랜더스와의 트레이드로 좌완 오원석을 영입했는데, 오원석은 현재까지 8승3패 평균자책점 3.09의 빼어난 활약으로 팀의 선발 한축을 맡아주고 있다.
임준형은 오원석보다도 1군 경험이 적은 투수이긴 하나, 불펜에서 짧은 이닝이라도 소화해 줄 수 있다면 KT로선 만족스러운 거래가 될 수 있다.
전용주 홀로 좌완 불펜으로 분투하고 있는 상황에서, 임준형까지 가세한다면 KT의 마운드 운용은 한결 수월해질 터다.
현재 치열한 중위권 싸움을 펼치고 있는 KT가, 또 한 번의 트레이드 성공 사례를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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