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이쯤 되면 '영웅 징크스'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디펜딩 챔피언' KIA 타이거즈가 '최하위'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유독 고전하고 있다. 잘 나가다가도 한 번씩 일격을 당하며 흐름이 끊기는 일이 다반사로, 갈 길이 먼 KIA의 입장에선 한숨이 나올 수밖에 없다.
KIA는 26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키움과의 원정 경기에서 연장 11회 끝에 5-5로 비겼다.
이로써 KIA는 주중 3연전을 1승1무1패로 마감했다. 이 시리즈 전까지 6연승의 상승세였는데 다시 주춤하게 됐다. 3위 롯데 자이언츠와 승차는 2.5경기로 벌어졌다.
KIA는 올 시즌 유독 키움에 고전하고 있다. 이날 경기까지 총 12경기를 치렀는데 6승2무4패의 호각세다.
키움의 시즌 승률(0.289)이 3할도 채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아쉬운 성적표다. 선두 한화 이글스(6승1패), 2위 LG 트윈스(6승3패)를 비롯한 대부분의 팀은 키움을 상대로 많은 승수를 따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더욱 그렇다.
올 시즌 첫 만남부터 조짐이 심상치 않았다. 3월25~27일 홈인 광주에서 3연전을 치렀는데, 이때 난타전 끝에 1승2패로 '루징 시리즈'를 기록했다. 세 경기에서 내준 실점이 28점에 달했다.
그다음 만남은 5월이었다. 5월5일 어린이날부터 고척 3연전을 치렀는데, 첫 2경기를 잡으며 기분좋게 우세 시리즈를 가져가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3연전 마지막 경기인 5월7일에 '대첩'의 희생양이 됐다. KIA는 8회초까지 10-3으로 크게 앞섰는데, 8회말 무려 8실점을 하며 대역전패했다. 전상현, 최지민, 조상우, 정해영까지 필승조를 총출동시켰음에도 막지 못한 쓰라린 패배였다.
이후 같은달 27~29일 다시 홈에서 3연전을 치렀고 이번엔 2승1무로 설욕에 성공했지만, 3경기 모두 접전이었다. 마지막 경기는 에이스 제임스 네일에 필승조를 모두 내보내고 무승부라는 아쉬운 결과를 내기도 했다.
그리고 다시 고척에서 만난 키움은, KIA에겐 이번에도 어려운 상대였다. 6연승의 상승세를 타고 있었음에도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지난 24일 첫 맞대결에서는 최형우가 선제 3점홈런을 쏘아 올렸음에도 선발 윤영철의 난조 속에 6-9로 역전패했다. 이 과정에서 루키 성영탁의 무실점 행진도 끊겼다.
25일 경기에선 아담 올러의 호투 속에 6-3 승리로 되갚았지만, 26일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또 한 번 혈투가 나왔다.
KIA는 대체 선발 김건국을 필두로 무려 9명의 투수를 쏟아부었다. 마무리 정해영을 비롯해 조상우, 최지민, 성영탁 등 필승조도 모두 투입했지만 끝내 승리를 가져가지 못했다.
KIA엔 키움만 만나면 유독 약해지는 선수들도 있다. 외국인타자 패트릭 위즈덤과 마무리투수 정해영이 대표적이다.
위즈덤은 이번 3연전에서 13타수 1안타 1볼넷 8삼진의 지독한 부진을 보였고, 수비 실책으로 실점의 빌미를 주기도 했다.
정해영도 키움에 약하다. 올 시즌 키움전 7경기에 등판해 2패 1세이브, 블론세이브도 2개나 있다. 이날 경기에선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2루타를 맞는 등 또 위기를 초래했고, 키움전 평균자책점은 7.40에 달한다.
KIA는 주말엔 잠실로 이동해 2위 LG 트윈스와 3연전을 치른다. LG와의 맞대결을 앞두고 '꼴찌' 키움에 최대한 힘을 덜 쓰길 바랐지만, 이번에도 KIA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고 오히려 징크스의 기운만 커진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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