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성권 클링커즈 대표는 300만 외국인 근로자 시대에 맞춰 언어 장벽을 무너뜨리는 생활·금융 플랫폼 'glow'를 출시했다. 사진은 지난 26일 서울 관악구 클링커즈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는 서 대표. /사진=유찬우 기자
"20대 젊은 청년이었던 저는 호주로 워킹 홀리데이를 떠난 적 있습니다. 언어·문화가 다른 환경에서 일자리를 구하고 은행 업무를 보는 일이 얼마나 막막한지 절실히 느꼈죠.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로 외국인의 입장에서는 큰 장벽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외국인을 배려하며 미래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결심 하나로 이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지난 26일 서울 관악구 S밸리 창업지원시설에서 만난 서성권 클링커즈 대표는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근로자·유학생을 위한 생활·금융 통합 플랫폼 'glow(글로우)'를 운영하고 있다.


glow는 언어·문화 장벽으로 금융정보 및 서비스 접근에 어려움을 겪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행정·법률 안내, 송금·대출·보험 중개, 커뮤니티 지원 등 올인원 솔루션을 제공한다.

서 대표는 glow 출시 전 창업 초기에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다. 몇몇 스타트업이 현재 정부나 금융당국의 지원금을 따내기 위한 사업 수주에만 열중하고 있다는 점도 짚었다.

그는 "창업 후 곧바로 눈에 띄는 매출을 올리기에는 제약이 많아 한동안은 외부 프로젝트만 수주하며 급하게 자금을 메꿔야 했다"며 "이 기간 정작 저희의 핵심 서비스 개발은 잠시 멈춰야 했고 야근도 일상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스타트업 주요 지원 사업인 청년창업사관학교, 창업중심대학, 'TIPS'(팁스) 등에서 나오는 총지원금은 10억원 정도"라면서도 "다만 이런 지원금이 새로운 판로 개척 대신 위태로운 회사를 유지하는 데 급급하게 쓰이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신생 기업이 거래처를 늘려 성과를 거두기 위해선 평균 5~10년 정도가 필요한데, 보통 이전에 폐업하는 사례가 정말 많다"고 덧붙였다.

스타트업의 효율적인 투자금 분배를 위해서는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서 대표는 "기술과 인력은 한정됐고 금융기관에서 운영하는 주요 지원사업 경쟁률은 최근 100대1까지 치솟았다"며 "단순 자금 지원뿐만 아니라 포지티브(사전) 규제 완화, 벤처펀드 확대,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 세제 혜택 등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진출로 사세확장 노리는 클링커즈… "스타트업 성공 신화 기대"
클링커즈는 지난달 KB국민은행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KB유니콘클럽' 5기로 선정돼 홍콩, 싱가포르에 이어 글로벌 시장 추가 진출을 노리고 있다.

2021년 출범한 KB유니콘은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 입주한 혁신 기술 기반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맞춤형 액셀러레이팅 및 직접투자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선정기업은 ▲경기혁신센터 투자 검토 및 TIPS 연계 ▲IR 컨설팅 및 투자자 연계 ▲사무공간 무상제공(경기 판교·최대 1년) ▲기업 홍보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서 대표는 "KB유니콘은 glow의 핵심 영역인 금융 서비스, 인프라, 이해도 측면 등에서 협업할 수 있는 파트너라고 판단했다"며 "해외 진출 연계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현재 아프리카 지역에서 B2G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도 KB유니콘과 함께 글로벌 확장 전략을 구체화해서 스타트업의 성공 신화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