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열린 영국 로열 발레 '더 퍼스트 갈라' 기자간담회에서 전준혁 퍼스트 솔로이스트가 발언을 하고 있다. 2025.7.2/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저는 지금의 로열 발레단이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무용수들이 모인 곳이라고 생각해요. 훌륭한 동료들과 함께 일하고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게 가끔은 믿기지 않을 만큼 행복합니다."
발레리노 전준혁(27)이 '세계 최정상 발레단'인 영국 로열 발레단원으로 자부심을 드러냈다. 전준혁은 2017년 로열 발레에 정식 입단한 후 퍼스트 솔로이스트까지 초고속 승급했다. '퍼스트 솔로이스트'는 로열발레단의 5개 등급 중 최고 등급인 '프린시펄'(Principal·수석 무용수) 바로 아래 등급을 뜻한다.


2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영국 로열 발레 '더 퍼스트 갈라'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예술감독 케빈 오헤어, 수석 무용수 바딤 문타기로프·후미 가네코, 퍼스트 솔로이스트 최유희·전준혁이 참석했다.

전준혁은 "동료들과 저는 공연 무대와 리허설에서 서로에게 어떻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으며, 함께 성장할 수 있을지 매일 고민한다"며 "그런 그룹 안에서 선순환을 경험한다는 것 자체가 큰 자부심으로 다가온다"고 했다.

로열 발레는 오는 5일부터 6일까지 이틀간 LG아트센터 서울 LG 시그니처 홀에서 갈라(gala) 무대를 선보인다. 갈라는 고전에서 현대에 이르는 다양한 스타일의 무대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공연을 뜻한다. 로열 발레의 내한 공연은 1978년 '백조의 호수', 1995년 '지젤', 2005년 '신데렐라'·'마농'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 20년 만의 한국 무대다.


이번 공연에서는 고전 드라마 발레부터 컨템포러리 작품에 이르기까지, 로열 발레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조망할 수 있는 10여 편의 갈라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클래식 작품으로는 '지젤' '백조의 호수' '로미오와 줄리엣' 등을 비롯해, 뮤지컬과 발레의 경계를 넘나드는 크리스토퍼 휠든의 '애프터 더 레인'이 공연된다. 또 로열 발레의 무용수이자 안무가로 활약 중인 조슈아 융커의 신작 '스펠스'가 세계 초연될 예정이다.

스타 무용수들이 총출동한다. '무용계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브누아 라 당스 수상자인 나탈리아 오시포바, 영화 '캣츠'의 주인공 프란체스카 헤이워드, '귀공자 발레리노'로 유명한 바딤 문타기로 문타기로프 등 로열 발레의 간판스타들이 무대에 오른다.

전준혁을 비롯해 로열 발레에서 활약 중인 한국인 무용수들도 참여한다. 2003년 입단 후 2008년부터 퍼스트 솔리스트로서 활약하고 있는 최유희, 2022년 입단 후 이듬해 퍼스트 아티스트로 승급한 김보민, 2017년 유스 아메리카 그랑프리(YAGP) 우승자이자 다음 시즌부터 퍼스트 아티스트로 승급을 앞둔 박한나가 출연한다.

한편 로열 발레는 1931년, '영국 발레의 어머니'로 불리는 니네트 드 발루아(1898~2001)가 '빅 웰스 발레'라는 이름으로 창단했다. 이후 1956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으로부터 '로열'이라는 칭호를 부여받아 지금의 '로열 발레'(The Royal Ballet)로 불리게 됐다. 파리 오페라 발레와 함께 유럽을 대표하는 양대 발레단으로 평가받고 있다.

2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열린 영국 로열 발레 '더 퍼스트 갈라' 기자간담회에서 아티스트들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케빈 오헤어 리렉터, 수석 무용수인 바딤 문타기로프와 후미 가네코, 퍼스트 솔로이스트인 최유희와 전준혁. 2025.7.2/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