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 중북부 도시에서 러브버그 개체수가 극적으로 감소했다. 사진은 지난달 30일 오전 인천 계양구 계양산 정상에서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 무리가 등산로와 등산객들에게 들러붙으며 불쾌감을 주고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미국 플로리다 주민들에게 매년 4~5월 러브버그 시즌은 피할 수 없는 공포의 시기였다. 러브버그 수백만 마리가 새까맣게 하늘을 뒤덮으면서다. 그런데 최근 플로리다주에서 러브버그 개체수가 극적으로 감소했다는 소식이다.

최근 현지 매체 WKMG 등에 따르면 플로리다주에서 지난 3~4년 사이 러브버그 개체수가 극적으로 감소했다. 플로리다대 곤충학자이자 러브버그 전문가인 노먼 레플라 박사는 "수십 년간 러브버그를 채집해 온 지역을 방문했는데 2023년 봄에는 단 한 마리도 못 봤다"며 "2024년에는 좀 더 주의 깊게 탐색해서 몇 마리를 발견했지만, 과거의 엄청난 수와는 비교할 수 없다"고 전했다.


특히 플로리다 중북부 도시에서는 러브버그를 거의 찾을 수 없었다. 유충이 서식하기에 완벽한 조건을 갖춘 일부 농장이나 목초지에서만 간혹 발견될 뿐이다.

러브버그가 갑자기 사라진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과학자들은 기후변화 등 여러 가설을 제기했다. 러브버그는 온도, 습도에 민감한 곤충이다. 플로리다 기후가 아열대성에서 온대성으로 바뀌고 봄철에 가뭄이 나타난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했다.

또 서식지가 파괴되면서 생존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플로리다주에서는 도시화와 토지 개발로 러브버그 유충의 먹이가 되는 썩은 식물의 유기물이 풍부한 목초지나 삼림 지역이 줄어들었다. 천적이 증가했을 가능성도 있다. 울새나 메추라기 같은 새들이 유충을 먹고, 거미나 잠자리 등이 성충을 포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